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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면, 김혜성과 함께라면…”
김혜성(26, LA 다저스)에게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됐다. 10일(이하 한국시각)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 홈 시범경기에 결장했다. 이제 다저스는 일본 도쿄로 떠나기 전까지 단 2경기만 남았다.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이다. 그리고 15일과 16일에 도쿄돔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와 잇따라 연습경기를 갖고 18~19일에 시카고 컵스와 공식 개막 2연전을 치르는 스케줄이다.
김혜성은 12경기서 25타수 4안타 타율 0.160 1홈런 1타점 4득점 OPS 0.530이다.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KBO리그와 비교할 수 없는 레벨의 무대가 메이저리그다. 하물며 자신에게 익숙한 타격 폼을 버리고 새로운 폼을 장착했다. 방망이 위치를 어깨에서 가슴으로 내렸고, 레그킥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냥 KBO리그에서 시도해도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김혜성이 도쿄에 못 가고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도쿄행 비행기 티켓을 얻어도 택시스쿼드로 빠질 수 있다. 작년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이 그랬다.
그 누구보다 김혜성의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 언론들은 김혜성이 밝은 얼굴로 일정을 소화한다고 간간이 보도하지만, 그건 겉모습일 뿐이다. 말 통하는 이가 거의 없고, 낯선 글랜데일에서 마음 터놓고 연락할 사람은 친구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정도일 듯하다.
그런데 다저스에서 김혜성을 도와주고 싶은 사람, 실제로 도움을 주는 사람도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만능스타’ 무키 베츠(33)다. 베츠는 3억6500만달러(약 5292억원) 초대형계약자다. 야구도 잘하지만, 리더십도 뛰어나 다저스 라커룸의 리더 역할을 한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트레이드 되고 6번째 시즌이다.
이런 베츠가 김혜성과 사사키 로키(24)등 젊고 어린 신인들의 팀 적응에 도움을 많이 주고 싶다고 했다. 특히 김혜성이 2루수여서 베츠와 훈련 동선이 비슷할 듯하다. 수비에서 합을 맞추고, 타격에서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베츠는 10일 다저블루에 “그건 내 일이 아니다. 제가 자부심을 느끼는 일일 뿐이다. 난 여기 오래 있었고 제 커리어에서 내 위치와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는지 잘 알고 있다. 김혜성, 사사키 등 신예들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책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베츠는 “내가 그들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이제야 이해가 된다. 내가 그의 편안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결국 그와 함께라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는 정글 오브 정글이다. 살벌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역시 사람 사는 곳이다. 김헤성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베츠를 김혜성도 고마워할 듯하다. 김혜성이 마이너리그로 가면 베츠와 헤어지지만,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다. 실력으로 베츠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언젠가 보여주면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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