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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터널 끝의 빛,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한다.”
제이콥 디그롬(37, 텍사스 레인저스)는 2022-2023 FA 시장에서 5년 1억8500만달러(약 2682억원) 계약으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6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2.67에 그쳤다. 텍사스의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쉴 때 한국계 빅리거 데인 더닝(31)이 임시 선발로 두각을 드러냈고, 다른 선수들이 십시일반으로 디그롬의 공백을 메웠다.
그런 디그롬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2024시즌의 대부분을 날렸다. 시즌 막판 돌아와 3경기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이 3경기가 좋았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하기엔, 지난 2년간 너무 한 게 없다. 그 사이 ‘지구상 최고 에이스’ 타이틀에서도 사실상 내려왔다. 2018~2021년에 1점대 평균자책점 2번, 2점대 평균자책점 2번으로 그 소리를 들었지만, 이젠 아니다.
빅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경력이 일천한 더닝이 2024시즌까지 디그롬의 공백을 메워주긴 어려웠다. 텍사스도 2024시즌에 이런저런 이유로 추락했다. 그리고 2025시즌, 텍사스는 다시 한번 부활을 노린다. 미국 언론들은 작년에 포스트시즌에 못 간 팀들 중에서 포스트시즌을 노크하는 팀이 있다면 텍사스를 꼽는다.
디그롬은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3탈삼진 무실점했다. 31개의 공을 던졌고, 21개가 스트라이크였다.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1회부터 현존하는 아메리칸리그 최고 유격수 바비 위트 주니어와 맞붙었다. 디그롬은 96~97마일 포심으로 맞붙을 놓으며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결국 슬라이더로 삼진을 낚았다. 비니 파스콴티노에겐 98마일(약 158km) 포심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2회에도 삼자범퇴를 낚았다.
디그롬은 MLB.com에 “다시 등판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터널 끝의 빛, 긍정적인 점들을 보려고 노력했다. 2023시즌 새로운 팀에 합류했지만, 실망감이 있었다. 이 팀은 여전히 월드시리즈 우승팀과 같다. 그 팀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게 목표니까 다시 해보자”라고 했다.
컨디션은 좋다. 디그롬은 “조금 느리게 진행되지만, 기분이 좋다. 슬라이더도 좋았고 커브도 던졌다. 직구도 좋았고 모든 것이 좋았다.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며, 다시 등판할 것이다. 가능한 한 많이 나가서 이 팀이 승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37세의 디그롬이 얼마나 던질 수 있을까. 2019년 204이닝 이후 100이닝, 3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이 없었다. 그는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200이닝까지는 던지고 싶지 않지만, 30차례는 선발 등판하고 싶다. 그게 목표다. 많이 선발 등판해서 팀에 기여해야 한다”라고 했다. 30차례는 선발로 나가야 성적이 나올 것이다. 디그롬 정도의 명성이라면, 1억8500만달러 계약자라면 FA 먹튀 소리는 안 듣는 게 맞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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