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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컨설턴트 심준규] 최근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변화가 눈에 띈다. 바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의 등장이다.
DEI는 조직 내 다양한 구성원이 차별 없이 공정한 기회를 얻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MZ세대가 기업을 선택할 때 DEI 정책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으면서 이제 기업 문화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DEI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구성원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이직률은 낮아지고 생산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이 서로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면서 기업의 혁신 역량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국내 기업의 DEI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 인재 관련 이슈가 두드러진다.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승진이 어려운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여성 임원 비율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의 DEI 실천 사례는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유니레버는 다양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2025년까지 전체 관리직 50%를 여성으로 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조직 내 성별 다양성을 확대하고, 동시에 리더십 포지션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40% 이상을 달성하며 다양한 관점을 통한 의사결정으로 신제품 개발과 시장 확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피앤지는 포용성 측면에서 ‘셰어 더 케어’ 정책을 주목할 만하다.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육아휴직을 보장함으로써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모든 구성원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포용적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 도입을 넘어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사례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 사례는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다행히도 국내 기업들도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DEI 정책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며, 실천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제도 도입을 넘어 조직 문화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조직이 다문화 사회로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DEI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다양성 측면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 구성원의 채용을 확대하고, 포용성 측면에서는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한 언어 교육 지원을 넘어,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력할 때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이제 DEI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 됐다. 형식적인 제도 도입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늘어날 때, 기업 가치는 더욱 제고되고 우리 사회도 한층 더 성숙해질 수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며, 서로를 포용하는 기업 문화야말로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심준규.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
더솔루션컴퍼니비 심준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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