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 장기화…협력사까지 부도 위기
도널드 트럼프 관세 인상 맞물려 국내외 수익성 악영향
노조, 파업 연장 입장 고수…현대차·기아 공급 차질 불가피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 파업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면서 현대차·기아 신차 출시에 대한 공급 차질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에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인상과 맞물려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에 악영향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10일 현대트랜시스 노조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사측과 노조는 지난 6월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착수했다. 이후 노사 간 협상이 이뤄지지 않자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8일 부분파업에 돌입, 이후 11일에는 총파업으로 전면 확대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사측도 공장 가동을 중지시키는 등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달 5~8일까지 울산1공장 11·12라인을 휴업해 현대차 코나·아반테·베뉴, 기아 쏘울·셀토스 등에 장착되는 무단변속기(IVT) 부품 생산까지 멈춰섰다.
문제는 이후 현대트랜시스 협력사들이 생존 위기에 봉착하는 등 노사 협상 파행으로 인한 피해가 눈두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서산공장에 자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800여 1~3차 중소 협력업체가 납품을 제때 하지못해 빚더미에 안게 됐다. 실제 협력사 임직원 300명은 지난 6일 충남 서산시청과 중앙호수공원에서 직원 급여와 사업장 월세 체납 등 심각한 경영손실 상황을 호소하며 파업 중단 촉구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 물량을 2만7000대, 액수로는 1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5일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부분 변경 모델에 대한 계약을 시작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12월에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출시한 신차들과 향후 출시될 차량들 역시 생산 자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일부에서는 노조 파업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예고한 관세 인상이 맞물려 현대차그룹 수익성도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트럼프는 후보 당시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기본관세 10~20%, 중국 수입품은 60%를 관세로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까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된 차는 무관세 혜택을 받아왔다. 트럼프의 관세 인상이 반영된다면 관세 10%만 부과돼도 부담이 조 단위로 커진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165만대를 판매했다. 그 중 고부가가치 차종이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돼 관세부과만으로도 수익성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현대차에는 월 2000억~4000억원, 기아에는 1000억~2000억원의 비용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차 공급까지 차질이 생기면 현대차그룹은 국내외로 막대한 손실을 얻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까지도 노조 측은 전향적인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파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현대트랜시스 지난해 영업이익 1169억원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성과급 규모가 과도하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20차 교섭에서 올해 첫 임금 협상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했으나, 노조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시안에는 기본급 9만6000원 인상(정기승급분 포함)을 비롯한 ▲경영 성과급 300%+700만원 ▲격려금 100%+50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의 내용이 들어갔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