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천 노찬혁 기자] 광주FC가 패배에도 불구하고 품격 있는 행동을 보여주며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의 박수와 함성을 받았다.
광주는 27일 오후 4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라운드 인천과의 35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광주는 전반전 초반부터 인천에 주도권을 내줬다. 인천의 투톱 제르소, 무고사 듀오에 많은 슈팅 찬스를 헌납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전반 24분 광주는 무고사에게 선취골을 내주며 전반전을 0-1로 마무리했다.
후반전 광주는 동점골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후반 25분 코너킥에서 아사니가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골대 위로 넘어갔고, 후반 38분 아사니의 프리킥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광주는 인천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0-1로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뒤 광주 선수들의 표정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지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누워 얼굴을 감쌌다. 몇몇 선수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며 패배의 쓴맛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광주는 품격 있는 행동을 보여줬다. 광주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인천 홈 팬들 앞으로 모여 인사를 건넸고, 이를 본 인천 팬들은 광주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향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몇몇 팬들은 엄지손가락을 보여주며 "광주 최고!"라고 외쳤다.
광주가 상대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주는 지난 2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호르와의 3차전 경기가 끝난 뒤 조호르 원정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당시 광주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인사했고, 조호르 팬들도 박수로 화답했다.
이정효 감독은 이에 대해 "당연한 행동"이라며 "지난 일본 원정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 선수들이 광주 팬들에게 인사를 해줬다. 조호르 팬들도 먼 거리를 이동했다. 배울 건 배워야 한다. 앞으로 K리그 다른 구단들도 응원 문화를 배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서 인사를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주는 계속해서 이 문화를 이어가고자 했고, 인천전에서도 그 약속을 지켰다. 경기에서 패배하며 화가 나고 기분도 좋지 않았겠지만 광주는 '패자의 품격'까지 보여줬다. 이 감독의 지도 철학이 스포츠맨십으로 드러나고 있다.
인천=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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