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5년, KIA 타이거즈 내야에 태풍이 온다.
김도영 친구이자 고교 시절 라이벌 윤도현(21). 어렵게 데뷔 3년만에 1군에 제대로 자신을 알린다. 김도영이 승승장구한 사이 윤도현은 재활한 시간이 길었다. 운도 안 따랐고, 의욕이 넘치기도 했다. 자신의 야구인생은 왜 안 풀리냐며 누군가를 원망할 수도 있었던 시간. 그러나 창창한 앞날을 위한 강한 액땜일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주 홈 4연전 기간에 1년에 새로운 선수가 1명이라도 1군에 자리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강팀이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병행하며 나아갈 수 있는 좋은 프로세스. 윤도현이 내년엔 1군에 본격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시그널일까.
윤도현은 지난주 홈 4연전 기간 본격적으로 1군에 가세했다. 5경기서 22타수 9안타 타율 0.409 6타점 3득점 OPS 0.909 득점권타율 0.571이다. 수비는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돌아가며 소화한다. 아직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확실히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 2군에 있기 아까운 선수다. 타격부터 보통의 유망주와 다르다. 갖다 맞히는 스윙을 하지 않고 공을 후려 팰 듯한 스윙을 한다. 그라운드 곳곳으로 안타를 칠 줄 알고, 스피드도 갖췄다. 도루 능력, 원 히트-투 베이스 능력도 있다. 수비도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모두 소화한다. 유격수 출신이지만, 올해 퓨처스리그에선 3루와 2루로 많이 나갔다.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중반에도 윤도현의 1군 콜업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본인의 부상과 재활, 팀 사정상 쉽지 않았다. 내년엔 본격적으로 내야 붙박이 멤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그 역할을 소화한 홍종표가 빠졌다. 아무리 봐도 현재 1군 주전 내야수들을 제외하고 잠재력, 실링 측면에서 윤도현을 뛰어넘는 선수는 없다.
다시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윤도현에게 2025년은 1군 풀타임 멤버가 될 수 있는 시간. 현실적으로 내년에 곧바로 풀타임 주전은 어렵다.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이 큰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이들을 하루아침에 제치기 어렵다. 윤도현의 기량, 경험의 이슈가 아닌, 김도영-박찬호-김선빈의 경쟁력이 그만큼 단단하다.
단, 박찬호가 2025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김선빈은 서서히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내려가도 자연스러운 시기가 되긴 했다. 장기적으로 윤도현이 중앙내야에 자리잡고 김도영과 함께 KIA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시나리오가 자연스럽다.
분명한 건 윤도현이 내년에 더 많이 보여줘야 된다는 점이다. 박찬호, 김선빈, 김도영은 훨씬 많이, 꾸준히 보여줬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다. 윤도현이 올해 홍종표처럼 내년에 1년간 전천후 백업으로 뛰면서 기량과 잠재력을 증명하면 본인도 KIA도 더 단단해질 것이다. 지금은 맛보기의 시간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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