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진짜 너무 좋다, 4번타자 쳐야 한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1)가 이렇게 얘기했다. 2군 총괄코치 경험이 있는 이범호 감독도 예사롭지 않은 시선이다. 김도영 친구 윤도현(21)이 조만간 히트를 칠 조짐이다. 2025시즌에는 1군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을 듯하다.
윤도현은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면서 본격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얻는다. 이범호 감독은 우선 한국시리즈에 내야 백업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 홍종표가 갑자기 빠져나가면서, 내야 전천후 백업이 필요하다. 마침 윤도현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해왔다.
윤도현은 김도영과 맞먹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치는 걸 봐도 보통의 3년차와 다르다. 거의 공을 후려 팰 듯이 강하게 가격한다. 주력도 좋고, 수비력도 괜찮다. 단, 부상 스토리로 유명하다. 23~24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서 만난 그는 아픈 과거를 굳이 숨기지도 않았고, 미래에 대해 낙관하지도 않았다.
윤도현은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내복사근 부상, 퓨처스리그에서 중수골 골절을 당했다. 2022년 첫 해 대구 시범경기서 김도영과 부딪혀 당한 부상과 같은 부위. 그 사이 햄스트링 등 다양하게 다쳤다.
그는 “첫 해와 같은 부상을 당해서 수월하게 재활했다. 2군에서 실력이 올라오지 않고 아쉬운 성적을 내서 조금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1군에서 스타팅으로 내보내줘서 영광이다. 다쳐도 다시 일어나야 하고, 계속 야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복귀해야 한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양손에 다 수술을 받았는데 잘 이겨내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내부에선 윤도현이 매 순간 100%, 아니 200%로 몸을 아끼지 않다 보니 부상이 잦았다고 바라본다. 그 역시 1군의 맛을 느끼면서 그 의미를 깨닫는다. 윤도현은 “200%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동안 매 경기 쏟아 부었다. 몸이 받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라고 했다.
이틀간 9타수 5안타 3타점 2득점이다. 오버액션 하지 말라는 의미로 도루는 자제령을 받은 상황. 윤도현은 23일 경기를 마치고선 “아직 내가 원하는 타구의 질은 아니다”라고 했다. 24일 경기 직후에는 “그렇게 흥분하거나 오버하지 않았다. 3루와 2루 모두 좋다”라고 했다.
홈런 욕심은 내지 않는다. 윤도현은 “당연히 치고 싶지만 욕심 내면 안 된다.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팬들이 경기장에 가득 찼어도 떨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감이 생겼다. 내 타격폼은 프로에 와서 약간 바뀌었지만, 기본적으로는 고교 시절과 같다”라고 했다.
최형우의 극찬에 감사한 마음이다. 그러면서 윤도현은 “중학교 시절부터 공을 강하게 쳐야 한다는 생각, 삼진을 당해도 강하게 쳐야 한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간다”라고 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신만의 타격 자세를 확실하게 갖췄다.
이범호 감독은 매년 1군에 뉴 페이스 1~2명이 올라오는 게 좋다고 바라봤다. 내년에 그 주인공이 윤도현일 수 있다. 당장 주전은 여의치 않아도, 백업으로 1군에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그는 “2루와 3루를 모두 시켜보고 있다. 유격수도 시킬 것이다. 1군에서 움직이는 모습, 바운드를 맞추는 모습 등 어느 포지션에서 좀 더 자신 있어 하는지 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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