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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차전을 잡아야 되겠다 싶으면, 원태인을 원포인트로…”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영 관련, 파격 구상을 일부 드러냈다. 1탄은 불펜이다. 마무리 김재윤이 8회에도 나갈 수 있으며, 정규시즌 문법이 아닌, 위기마다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은 파격이긴 해도 일반론에서 벗어난 건 아니다. 최근 포스트시즌 트렌드가 그렇다.
곧바로 이어간 파격구상 2탄이 진짜 놀랍다. 15승 에이스, 다승왕이 유력한 원태인(24)을 구원투수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선발 3명(원태인,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으로 가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 팀에 따라 (순번)변동이 있을 수 있고, 원태인이 원포인트로 들어갈지도 보려고 한다. 첫 게임(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아야 되겠다 싶으면 원태인을 (중간에)투입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단기전서 1차전의 중요성은 두 말할 게 없다. 삼성이 선착한 플레이오프의 경우 5전3선승제라서 장기전 성격도 있는 단기전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대구에서 치르는 1차전을 내준다면, 삼성으로선 두 배의 데미지를 받는다.
그런데 원태인이 1차전부터 불펜에 대기하는 시나리오에 결정적 변수가 있다. 원태인이 1차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은 기본적으로 코너와 레예스의 구위도 높게 평가하고 신뢰한다.
단, 코너의 경우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3⅓이닝 4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물러난 뒤 견갑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상태다. 삼성이 2위를 확정한 상황서 굳이 정규시즌 잔여일정에 등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만 감독은 코너가 10월 중순에 치러진 준플레이오프에 맞춰 돌아올 것으로 내다본다. 기본적으로 코너가 100% 컨디션이라면 1차전 선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코너는 올 시즌 28경기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맹활약했다.
코너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 원태인이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나갈 가능성은 커진다. 반대로 코너의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판단하면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로 나가고, 여차하면 원태인이 1차전 구원 등판까지 시나리오에 넣는다는 계획이다.
단, 박진만 감독은 “원 포인트”라고 했다. 1차전에 구원투수로 기용한다고 해도 짧게 기용한다는 의미. 어차피 2차전 혹은 3차전에 선발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원태인에 대한 박진만 감독의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진만 감독은 “코너는 몸 관리를 하고 있는 상태다. 내일 대구에 가서 잘 준비하고 있는지 면담을 통해 봐야 한다. (플레이오프까지)날짜가 아직 남아있으니, 투구수가 부족하다 싶으면 태인이가 1선발로 나가야 한다. 우리가 불펜 고민을 안고 가는 상황서 태인이를 1차전에 붙여서 갈지 상황을 봐야 한다”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파격이란 키워드에 동의했다. 정규시즌과 같은 문법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아울러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의 경우 다승 2위 곽빈(두산 베어스)이 15승을 달성할 경우 시즌 마지막 일정에 투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가능하면 ‘단독 다승왕’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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