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 달 동안 야구를 더 하고 싶다"
두산 베어스 제러드 영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6차전 홈 최종전 맞대결에 좌익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제러드는 이날 0-1로 뒤진 1회말 1사 2루 득점권 찬스의 첫 번째 타석에서 SSG 선발 송영진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는데, 가장 결정적인 상황에서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3-4로 역전을 당한 5회말 무사 만루. 제러드는 SSG의 바뀐 투수 서진용과 격돌했다. 제러드는 1~2구째를 지켜보는 등 2B-2S에서 5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며 역전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그리고 흐름을 탄 제러드는 6회말 2사 1, 3루 찬스에서는 SSG의 한두솔을 상대로 2B-1S의 히팅 카운트에서 4구째 142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고, 달아나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이후 제러드는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3타점 활약을 바탕으로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두산은 SSG의 6연승을 저지함과 동시에 4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확률을 더 크게 높였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제러드는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는 말에 "항상 말하다시피 모든 경기를 똑같이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루틴이 유지되기 때문인데, 오늘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고 미소를 지었다.
만루에서 서진용을 상대로 포크볼을 노렸던 제러드. 노림수가 적중했다. 그는 "일단 2S가 되기 전까지 직구만 노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포크볼에 헛스윙을 한 뒤 다시 똑같은 공을 던질 것이라 생각해서 노렸다"며 '중요한 상황에서 클러치 타점을 많이 올린다'는 말에 "항상 라커룸에서 스스로 '오늘은 나의 날이고, 내가 중요한 타점을 올릴 거다'라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게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전반기가 끝난 뒤 많은 변화를 가져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제러드의 영입이다. 제러드는 23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46안타 9홈런 37타점 26득점 타율 0.343 OPS 1.116으로 펄펄 날아오르는 중. 두산은 올 시즌 시작부터 현시점까지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제러드는 예외다. 감기 몸살 증세로 공백기를 갖긴 했지만, '복덩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제러드는 "(감기 몸살로 인해)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고생도 했다. 하지만 나는 경기에서 뛰기를 원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히 회복을 해야 했기에 회복에 전념을 했다"며 "개인적으로 나는 적응이 빠른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감독 코치님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리그에 맞게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타석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고,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제러드는 입국 과정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외쳤다. 그리고 두산은 이날 SSG를 잡아내면서 4위로 가을무대를 밟을 확률을 한껏 드높였다. 포스트시즌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제러드의 마음 또한 변함이 없다. 그는 "부담감은 있지만,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지금의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싶고 오늘 처럼 많은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그리고 두 달 동안 야구를 더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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