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찬스에 한방 쳐주는 건 일가견이 있는 선수.”
KIA 타이거즈에 어느새 잊힌 대타 최강자. 고종욱(35)이 22일 1군에 돌아왔다. 개막엔트리에 들어간 뒤 5월3일에 1군에서 빠졌다. 당시만 해도 열흘 이후 돌아올 것으로 보였다. 아니었다. 거의 5개월만에 복귀했다.
이유가 있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발목이 조금 좋지 않아서 올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라고 했다. 표면적인 이유. 사실 쓰임새가 애매한 측면은 있다. 대타 최강자지만, 수비력은 떨어진다. 주력이 좋지만 2019년 31도루 이후 지난 4년간 단 6도루.
그런데 올해 발굴한 박정우는 백업이라도 공수주 겸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정된 1군 엔트리서 박정우의 쓰임새가 크다. 그리고 공수를 두루 갖춘 이창진이 건재하다. 출루율이 좋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카드.
여기에 최원준이 본격적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다. 이우성이 1루 미트를 꼈지만, 외야수도 병행한다. 또한, KIA 타선 자체가 워낙 막강하다. 주축타자 대부분 좌타자라서 이래저래 좌타자 고종욱의 쓰임새가 높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은 고종욱을 잊지 않았다. 통산타율 0.303. 2021시즌을 끝으로 SSG 랜더스에서 방출 당한 뒤 테스트를 거쳐 KIA에 입단, 지난 2년간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작년 대타타율 0.295에 3홈런 39타점, OPS 0.722. 이를 바탕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FA 2년 5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올 시즌은 22경기서 24타수 7안타 타율 0.292 1홈런 4타점 3득점 OPS 0.870.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엔트리가 30명이다. 스페셜리스트를 중용할 여력이 생긴다. 더구나 흐름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단기전서 대타 성공의 임팩트는 크다. 때문에 이범호 감독으로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상황서 고종욱을 체크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범호 감독은 22일 NC전을 앞두고 “단기전에 가면 대타가 굉장히 중요하다. 남아 있는 경기에 종욱이를 써서 대타로서의 능력을 확인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타선 자체가 대타를 쓸 수 있는 타순은 (김)태군이 정도다. 왼손타자가 오른손타자보다 많다. 그래도 찬스에서 한 방 쳐주는 건 일가견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사실 KIA 타선이 워낙 강해 대타가 등장할 타이밍은 마땅치 않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정말 흐름이 안 좋을 때 ‘대타 고종욱’이 중용될 수 있다. 그때 한 방만 쳐주면 KIA로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경험이 있는 타자라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에)투수를 몇 명으로 갈지, 야수를 몇 명으로 갈지 결정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체크를 해서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라고 했다. 포수는 3명으로 확정됐다. 여기서도 한준수가 대타로 활용될 가능성은 있다. 투수 엔트리 숫자도 변수다.
고종욱은 아직 한국시리즈에 뛴 경험이 없다. 올해는 어떨까. 일단 잔여 6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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