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젊은 선수들이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직후에 치른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베스트라인업을 가동했다. 두산이 치열한 순위다툼 중이라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일부터 시작된 홈 4연전서 스탠스를 완전히 바꿨다. 나성범을 1군에서 제외하더니 22일에는 최형우와 김선빈마저 1군에서 뺐다.
이범호 감독은 고참들, 그 중에서도 주축 멤버들을 순차적으로 1군에서 뺄 것이라고 예고했고 실행했다. 어차피 KIA는 정규시즌을 마치면 한국시리즈를 치를 때까지 최소 3주간 쉰다. 잔여 6경기를 하든 말든 시즌이 끝나면 무조건 실전 감각 이슈가 생긴다. 그래서 아예 체력관리도 하고, 부상방지도 할 겸 1군에서 순차적으로 제외하는 쪽을 택했다.
그 빈 공간을 젊은 선수들, 올 시즌 주로 1군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선수들로 채웠다. 21일에는 윤영철과 윤도현이 1군에 등록됐고, 22일에는 고종욱과 최정용이 1군에 들어왔다. 이날 1군에 합류한 김호령은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등록된다.
KIA는 21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을 22일까지 치르지 못했다. 이범호 감독이 가동하려던 선발라인업이 흥미롭다. 21일에는 김도영(지명타자)-이창진(좌익수)-박찬호(유격수)-이우성(우익수)-윤도현(3루수)-변우혁(1루수)-서건창(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이었다.
22일에는 김도영(지명타자)-윤도현(3루수)-박찬호(유격수)-이우성(우익수)-변우혁(3루수)-이창진(좌익수)-서건창(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이었다. 윤도현과 이창진의 위치만 바뀌었고, 1군에 있는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김태군을 연이틀 제외했다. 철저히 젊은 선수들 위주의 라인업이었다.
박찬호~이우성~윤도현, 혹은 박찬호~이우성~변우혁 클린업트리오가 눈에 띈다. 이범호 감독은 웃더니 “3번 타자를 할 만한 선수들이 1군에서 빠져서”라고 했다. 그러나 “찬호가 잘 치잖아요. 타율도 높고”라고 했다.
정황상 잔여 6경기서도 선발라인업의 틀은 이렇게 갈 가능성이 크다. 실전 가동되는 모습을 봐야 하겠지만, 나름대로 매력이 있을 전망이다. 박찬호는 2년 연속 규정타석 3할을 노릴 정도로 타격의 정확성을 많이 올렸다. 이우성과 변우혁은 사실 KIA라서 클린업트리오에 못 들어가는 날이 많지 않을 뿐, 당장 어느 팀에서도 4~5번 타순에 들어가도 될 만한 선수들이다. 실제 이우성의 경우 최형우와 나성범이 부상으로 못 뛸 때 중심타선에 많이 들어갔다.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정확성과 클러치능력을 겸비했다. 변우혁에겐 한 방이 있다.
따지고 보면 KIA도 포스트 최형우, 포스트 나성범 시대도 슬슬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최형우의 1+1년 22억원 계약은 내년이면 끝이다. 이미 41세다. 어지간한 2~30대 타자들처럼 잘해서 나이가 매치가 안 될 뿐이다. 나성범의 6년 150억원 FA 계약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지만, 엄밀히 말해 나성범도 이제 30대 후반으로 들어선다.
KIA 2군에는 유능하고 가능성 있는 타자가 즐비하다. 이범호 감독이 2군 총괄코치 시절부터 눈 여겨 본 윤도현을 1군에 올려 기회를 줘 보는 건 팀의 미래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향후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만한 내야 자원으로 정해원과 박민도 있다.
KIA 라인업은 지금도 신구조화가 좋다. 젊은 기수의 선두주자 김도영에 이우성, 최원준, 박찬호 등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허리가 든든하다. 20대 중반의 포수 한준수를 발굴한 것도 큰 수확이다. 이들은 이미 주축이 됐다. 여기에 변우혁이 좀 더 성장해주면 금상첨화다.
장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이 1~2명 들어오면 부작용 없는, 자연스러운 타선 리빌딩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래저래 KIA의 잔여 6경기를 지켜봐야 할 흥미로운 이유가 생겼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