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분확보는 이사회 통한 합리적 결정 가능하도록 장치 만들려는 노력”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영풍의 33.1%로는 최윤범 회장측의 15.6% 대비 지분율 격차가 크지만 향후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 좀 더 우위를 갖기 위해 MBK파트너스는 최소 7% 이상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에 나선다.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19일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서울 소공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확신했다. 아울러 양측이 이번에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은 글로벌 1등 회사로 기업가치가 높지만,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무분별한 투자 등으로 부채가 늘어나고 고려아연의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 등 본업과 무관한 투자에 나서면서도 이사회를 거치지 않는 등 지배구조의 의사결정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기에 이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MBK 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 부채 규모는 최윤범 대표이사 사장 취임 해인 2019년 4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35배나 증가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부채 규모가 연 300억원에서 500억원 대임을 감안하면 매우 큰 폭의 증가세이다.
무분별한 투자는 기업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려아연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였으나 2023년 6.8%로 5.2%p나 감소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이 12.8%였음에 반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10%로 떨어졌다. 연결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율도 2019년 16.2%에서 2023년 10.1%로 6.1%p나 하락했다.
김광일 부회장은 “2022년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고려아연 본업과는 무관한 투자들이 지속되고 있어 경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래 고려아연의 38개 투자 건 중 30곳이 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누적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의 누적당기순손실 금액만 5297억원에 이른다.
MBK 파트너스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영풍과 함께 의결권 확보를 꾀하고 있다. 이사회 감독 기능과 전문경영진의 경영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선진 거버넌스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최윤범 회장의 독선을 저지하지 못 하는 게 배임이라고 생각하고, 저희가 힘이 부족하니 MBK와 함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최대주주의 의무이자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75년간 이어온 장씨와 최씨의 공동경영 뜻을 저버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한편 울산광역시의회와 고려아연 노조측에서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힌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광일 부회장은 “공개매수 특성상 사전에 울산시와 고려아연 노조에 이를 공개하고 소통을 하지 못한 탓이라고 여긴다”며 “이후 언제든 대화와 설명에 나설 용의가 있으며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는 지금 고려아연이 글로벌 1등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의 전문성과 경쟁력 덕분이라고 여기며 일체 변화가 없을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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