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아, 오늘 이겼다.”
SSG 랜더스가 8위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치고 올라온다. 14~15일 2위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17일에 선두 KIA 타이거즈까지 잡았다. KIA가 17일에 SSG랜더스필드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했지만, SSG로선 불가항력이었다.
올 시즌 SSG가 중~하위권을 오가는 건 부상자 속출, 마운드에서의 균열, 생각보다 덜 나온 타선의 시너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5강 레이스서 쉽게 밀려나지 않는다. 5위 KT 위즈에 2경기 뒤졌다.
이숭용 감독은 15일 인천 삼성전서 베테랑 한유섬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연이틀 삼성과 난타전을 벌였고, 15일 경기서도 10-9로 앞선 채 8회말을 맞이했다. 선두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우중간 2루타를 날리자 한유섬이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우완 김재윤의 초구를 지켜봤다. 2구 패스트볼에 파울.
이후 한유섬은 김재윤의 3구가 몸쪽으로 들어오자 배트를 눕혀 1루 방면으로 번트를 댔다. 김재윤이 급히 타구를 수습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SSG는 그렇게 1사 3루 찬스를 잡았다. 이후 이지영의 좌선상 1타점 2루타, 고명준의 좌중간 1타점 적시타, 오태곤의 좌월 투런포로 승부를 갈랐다.
한유섬의 희생번트는 ‘기습’이었고 자발적이었다. 이숭용 감독의 지시가 아니었다. 경기 흐름상 번트를 댈 상황이긴 했다. 그러나 이날 한유섬은 2회와 4회에 2루타만 두 방을 뽑아내며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올 시즌 다소 부진하지만, 삼성과의 2연전서 8타수 5안타에 2루타 4방을 몰아쳤다. 이러니 이숭용 감독의 강공도 이해가 되는 선택이었다. 경기흐름상 어차피 1점 뽑는다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이 자발적으로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17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제일 중요하게 봤던 것이다. 사인이 안 나갔다. 본인이 상황에 따라 베이스 코치와 맞춰서 번트를 댔다. 그런 부분이 고무적이다. 우리 팀이 좀 더 견고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플레이 하는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유섬이가 번트를 대는 것을 보고 ‘아 오늘은 이겼다’ 확신을 가졌다”라고 했다.
SSG는 19일부터 운명의 8연전에 돌입한다. 특히 21~22일 5위 KT와의 원정 2연전, 23일 4위 두산과의 원정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8월 말 왼쪽 대퇴직근 부상으로 이탈,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접골원까지 다녀온 간판 외야수 최지훈도 2군에서 실전을 치르기 시작했다. 17일 한화 이글스전서 지명타자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조만간 1군 합류 시점을 잡는다.
이숭용 감독은 “이 날씨에도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남은 10경기(9경기 남았다)서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8연전 선발로테이션은 지금도 고민이다. 타격이 살아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라고 했다.
인천=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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