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0-40? 30-40도 충분히 위대하다.
KIA 타이거즈 ‘광주 몬스터’ 김도영(21)이 시즌 39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김도영은 1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최형우의 좌전안타에 2루에 진루했다. 후속 김선빈 타석에서 기습적으로 3루를 훔쳤다. 7일 광주 키움전 이후 8일만의 도루.
KIA는 이제 9경기 남았다. 김도영이 9경기에 전부 출전해도 홈런 5개를 쳐야 40홈런을 돌파한다. 현실적으로 40-40은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도루는 1개만 추가하면 된다. 9월 들어 홈런은 1개만 쳤지만, 9월 타율은 0.303으로 괜찮다. 40도루를 채우는 건 어렵지 않을 듯하다.
김도영이 40-40이 아닌 30(35)-40으로 시즌을 마쳐도 위대하다. 알고 보면 KBO리그에 4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들이 20~30홈런을 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1992년 이순철(21홈런-44도루), 1996년 이종범(25홈런-57도루), 1997년 이종범(30홈런-64도루), 1998년 박재홍(30홈런-43도루), 2003년 이종범(20홈런-50도루), 2015년 에릭 테임즈(40홈런-47도루)가 전부다.
4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들 중 10개 미만의 홈런을 친 선수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20-40이나 30-40은 그 자체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KBO 통산 순수한 30-40은 1997년 이종범, 1998년 박재홍 밖에 없다. 물론 테임즈의 40-40이 가장 위대한 기록이다. 단, 이종범은 30-40과 함께 20-50을 두 차례 해낸 바 있다.
세월이 흐르고 야구의 수준이 많이 발전했다. 여전히 홈런과 도루를 고루 많이 하는 건 참 위대한 일이다. KIA가 김도영에게 더 이상 바랄 게 있을까. 적어도 공격과 주루에선 없다. 사실 김도영의 운동능력과 야구센스를 감안할 때 도루를 마음먹고 집중적으로 시도했다면, 50개 정도는 거뜬할 것이란 시선이 많다. 체력관리, 부상방지 차원에서 필요할 때만 했는데 39개나 했다.
이런 측면에서 김도영은 20-50, 30-60의 영역을 개척한 이종범의 후계자라고 불릴 만하다. 올 시즌을 30-40으로 마치더라도 당분간 KBO리그에서 테임즈의 40-40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기도 하다.
그런 김도영은 도루 40개를 달성하면 9년 전 테임즈처럼 베이스를 뽑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16일 수원 KT위즈파크 구장관리팀이 베이스 안전(?) 점검을 잘 해야 할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