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유격수에서 전 경기를 소화해내는 게…”
롯데 자이언츠는 사실상 5강 불꽃이 희미해졌다. 14경기 남았는데 5위 두산 베어스에 3.5경기 뒤졌다. 산술적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격차다. 김태형 감독은 한화 이글스와의 5경기서 2승3패 혹은 3승2패만 하면 롯데도 한화도 똑같이 힘들어진다고 냉정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평소 팀이나 선수에게 굳이 ‘포장’하려고 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바라보는 지도자다. 야구에 대한 직관력이 상당하다.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서도 개개인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그러나 올해 롯데가 어두운 면만 있는 팀은 아니다. 야수진의 자연스러운 리빌딩이 진행 중이며, 완성단계로 나아가기 직전이라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특히 내야진의 틀이 젊게 바뀌었다. 수년간 베테랑 의존도가 높았지만, 이젠 아니다. 김태형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선 정확하게 짚었다.
유격수 박승욱, 3루수 손호영, 2루수 고승민, 1루수 나승엽. 사실 박승욱이나 손호영은 아주 젊은 나이도 아니다. 30대 초반이다. 야구를 잘 할 시기가 됐다. 20대 초반의 고승민이나 나승엽은 롱런의 기반을 다지는 시즌.
특히 김태형 감독은 박승욱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FA로 영입한 노진혁과 미국 무대를 경험한 이학주를 제쳤다. 올 시즌 125경기서 타율 0.264 7홈런 48타점 46득점 4도루 OPS 0.723. 수비는 723⅔이닝 동안 18실책을 기록했다. 리그 유격수 최다이닝 6위.
김태형 감독은 “승욱이가 2할5푼5리에서 2할6푼1리를 계속 왔다갔다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유격수에서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해내는 것이다. 기록이나 눈에 보이는 것보다 중요하다. 승욱이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 초반에 안 좋았는데 계속 나오니까 방망이도 감을 잡았다. 불안함도 있었지만, 거의 다 뛰고 있다”라고 했다.
나머지 주전 내야수들을 두고서도 “축이 됐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손호영이나 나승엽은 원체 좋은 선수로 평가를 받아왔다. 내 욕심에선 승엽이는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장타에 대한 욕심을 좀 더 내야 한다”라고 했다.
손호영은 과거 LG 트윈스에서도 미래의 코어 내야자원으로 분류했다. 나승엽은 미국 진출까지 거론됐던 우량주다. 나승엽은 아직 잠재력을 다 터트린 건 아니지만, 고비를 넘기면 20홈런도 가능한 중장거리 1루수로 클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김태형 감독은 어렵게 구축한 틀, 기둥을 임기 내에 꾸준히 이어가는 스타일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에도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성공적으로 야수진 리빌딩을 해낸 경험이 있다. 어쩌면 먼 훗날에 다시 평가 받을 대목이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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