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같은 팀인 게 자랑스럽고 영광이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1)은 지난달 29일 광주 SSG 랜더스전 직후 100타점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자신이 3번타자이니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순간 잘 쳐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그런 김도영은 시즌 중반까지 득점권에서 강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압도적인 숫자를 찍고 있는 2024시즌이지만, 타점 페이스는 다른 부문에 비해 폭발적인 느낌은 아니다. 실제 97타점으로 리그 6위다.
그래서 김도영의 시각에서 ‘타격장인’ 최형우는 남다르다. 최형우는 지난달 6일 광주 KT 위즈전 막판 스윙을 하다 옆구리를 다쳤다. 지난달 27일 광주 SSG전서 돌아오기까지 3주간 쉬었다. 그럼에도 최형우는 101타점으로 오스틴 딘(LG 트윈스, 117타점)에 이어 리그 2위다.
김도영에게 중심타자로서 타점의 중요성을 얘기해준 사람도 최형우였다. 주자 있을 때 타석에 들어서면 “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했다. 그런 최형우는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돈의 의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1위 사수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2연전. 최형우는 1회 1사 2,3루서 삼성 좌완 백정현의 슬라이더에 타격 타이밍이 늦었다. 그러나 끝까지 팔을 뻗으며 타구를 최대한 외야로 멀리 띄웠다. 최형우의 기술이 만든 선제 중견수 희생플라이.
2회에는 백정현의 포심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가볍게 잡아당겨 2타점 우중간적시타를 날렸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완 이상민의 슬라이더가 역시 가운데로 몰리자 툭 밀어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9회 1사 1,3루서는 김태훈의 몸쪽 포심을 좌측으로 밀어냈고, 빗맞은 타구가 좌선상에 뚝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가 됐다. 이날 유일하게 운이 따른 타구였다.
왜 최형우가 타격장인인지, 어떻게 하면 5타점을 생산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경기였다. 3주간 쉬고도 김도영보다 더 많은 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타율 0.282지만 시즌 득점권타율은 0.338. KIA가 왜 아직도 최형우에게 4번 타자를 맡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도영은 그런 최형우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지난달 29일 SSG전 직후 항상 형우 선배는 내가 아마추어 시절 때부터 잘한 분이어서, 지금 형우 선배가 대단하긴 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도영은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또 꾸준히 타율도 기록하면서 또 필요할 때 쳐주는 게 진짜 중요하고 크다고 생각한다. 그걸 오래 하고 계신 것 같아서, 되게 진짜 같은 팀인 게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야구를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최형우 없는 3주 동안에도, KIA 타선은 나름대로 잘 돌아갔다. 소크라테스가 오랜만에 중심타선으로 돌아왔고, 나성범도 힘을 냈다. 그러나 여전히 최형우의 존재감은 대체불가다. KBO리그 최고타자에게도 존경받는 타자. KIA가 7년만에 대권으로 달려가기 위해 덕아웃에도 타선에도 기둥이 필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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