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상승세'의 한화 이글스를 꺾더니, 키움 히어로즈까지 제압하며 연승 행진을 타기 시작했다. 선발 정현수가 압권의 투구를 선보이며 첫 승을 신고했고, 손호영과 나승엽이 각각 홈런포를 폭발시켰다.
롯데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6차전 최종전 원정 맞대결에서 8-2로 승리했다.
이날 롯데에서는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최강야구' 출신의 정현수가 5이닝 동안 투구수 82구,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데뷔 첫 승을 손에 넣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타선에서 손호영이 데뷔 첫 100번째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는 등 1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 나승엽이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2볼넷을 기록하며 롯데의 2연승의 선봉장에 섰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선발 투수 정현수.
키움 : 이주형(중견수)-김혜성(2루수)-송서문(3루수)-최주환(1루수)-변상권(좌익수)-김재현(포수)-장재영(지명타자)-김병휘(유격수)-원성준(우익수), 선발 투수 김윤하.
롯데는 전날(29일) 정말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비로 인해 경기가 7분 늦게 시작하고, 경기가 진행되던 중에는 무려 68분이나 경기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던 까닭. 이로 인해 경기 또한 자정이 넘은 오전 12시 7분에서야 종료됐다. KBO 역대 8번째 '무박 2일' 경기였다. 그래도 롯데는 화끈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화 마운드를 폭격했고 14-10으로 승리했다.
무려 5시간 30분의 경기로 인해 새벽 5시가 돼서야 서울에 도착한 롯데는 30일 경기에 앞서 훈련도 최소화 한 채 간단히 몸만 풀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이는 경기력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롯데는 경기 시작부터 키움 마운드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손호영이 키움 선발 김윤하의 2구째 144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긴 결과 좌월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손호영의 데뷔 첫 100안타가 홈런으로 장식되는 순간이었다.
롯데의 공격은 2점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어지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빅터 레이예스가 안타를 터뜨리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전준우와 나승엽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이때 최근 타격감이 좋은 정훈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를 쳐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그리고 롯데는 2회 선두타자 손성빈의 2루타와 황성빈의 보내기 번트로 마련된 1사 3루에서 이번에는 고승민이 희생플라이를 터뜨리며 4-0까지 간격을 벌렸다.
키움 타선은 롯데 선발 정현수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정현수는 지난 6월 23일 데뷔 첫 1군 선발 당시 키움을 상대로 2⅓이닝 1실점(1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18일 사직 키움전에서 3⅓이닝 동안 무려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김태형 감독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선발로 기회를 받는 중. 직전 등판에서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좋은 기억이 있던 키움을 상대로 최고의 투구를 뽐냈다.
정현수는 1회 이주형-김헤성-송성문으로 이어지는 키움의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최주환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내게 됐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정현수는 후속타자 변상권에게 땅볼을 유도해 선행 주자를 지워낸 뒤 김재현과 장재영에게 '위닝샷'으로 모두 120km 커브를 던져 연속 삼진을 솎아냈다. 그리고 정현수는 3회말 김병휘와 이주형에게도 삼진을 뽑아냈는데 모두 119km 커브를 바탕으로 '3구 삼진'을 바탕으로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완벽한 투구가 중단된 것은 4회였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현수는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 송성문을 1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퍼펙트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변상권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묶어내며 탄탄한 투구를 이어갔고, 5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병휘에게 첫 안타를 2루타로 허용했으나, 실점 없이 키움의 공격을 잠재우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6회 진해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교체,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키움 타선이 힘을 쓰기 시작한 것은 롯데 선발 정현수가 내려간 이후였다. 롯데는 키움의 좌타자 라인을 고려해 진해수를 투입했는데, 선두타자 이주형이 안타를 쳐 물꼬를 틀더니, 후속타자 김혜성이 유격수-좌익수-중견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손에 넣으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결정적인 찬스에서 송성문이 한 점을 따라붙는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간격을 좁혔다. 이에 롯데는 김상수를 투입해 급한 불 단속에 나섰다.
무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상수는 첫 타자 최주환과 맞대결에서 어려운 승부를 펼치자, 이례적으로 김태형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했다. 이후 김상수는 최주환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꾼 뒤 변상권의 땅볼 타구 때 선행 주자를 지웠고, 김재현을 3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그리고 수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롯데가 다시 간격을 벌려나가기 시작했다.
롯데는 7회초 선두타자 손호영이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튼 뒤 레이예스가 안타를 쳐 1, 2루 기회를 잡았다. 유격수 방면의 깊은 타구가 키움 김병휘의 글러브를 맞고 튄 것이 행운의 안타가 된 셈. 여기서 전준우가 김연주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리며 5-2로 달아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1, 3루에서 나승엽이 키움의 바뀐 투수 김동욱의 초구 139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폭발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롯데는 8-2의 리드를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켜내며 2연승을 달렸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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