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그라운드 밖에선 신사, 그라운드에선 든든한 4번타자.
NC 다이노스 외국인타자 맷 데이비슨에게도 지난 24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은 충격 그 자체였다. 0-1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제임스 네일에게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하필 타구가 네일의 오른쪽 턱을 강타했다. 네일은 턱이 부러지면서 25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다.
데이비슨은 1루를 밟았으나 충격에 휩싸였다. 대주자 최정원으로 교체돼 1루 덕아웃에 앉았더니,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는 모습이 보였다는 게 강인권 감독 회상이다. 데이비슨은 경기 후 곧바로 박민우, 구단 통역직원과 함께 KIA 이범호 감독과 손승락 수석코치를 찾아가 정중히 사과했다. 이범호 감독은 데이비슨이 여린 성격인 것 같다고 했다.
네일의 부상은 데이비슨의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데이비슨으로선 미안함을 표시하는 게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데이비슨은 다시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했다. 어쨌든 NC의 4번타자이고, NC 팬들은 데이비슨에게 많은 기대를 결고 창원NC파크를 찾는다.
그런 데이비슨은 25일 창원 KIA전서 5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7월26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1경기 연속안타다. 이는 KBO리그 외국인타자 기준 최다 연속경기안타 신기록이었다. 종전에는 2016년 에릭 테임즈, 2016년 루이스 히네네스, 2016년 윌린 로사리오, 2022년 호세 피렐라의 20경기가 1위였다.
데이비슨이 외국인타자 새 역사를 쓴 셈이었다. 올 시즌의 경우 200안타를 노리는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의 19경기가 외국인타자 최다 연속경기안타였다. 데이비슨은 전형적인 한 방 잡이지만, 어느덧 애버리지도 0.290까지 끌어올렸다. 7월 18일 경기서 타율 0.286, 8월 16경기서 타율 0.344 맹타다.
여전히 삼진은 많다. 117개로 리그 최다 6위다. 대신 37홈런으로 리그 1위를 질주한다. 천하의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홈런만큼은 데이비슨을 넘어서지 못한다. 95타점으로 공동 2위이며, 장타율도 0.602로 2위다. 이 정도면 올해 리그 최고 외국인타자라고 평가할 만하다.
시즌 초반에는 한국투수들에게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자신의 타격폼, 리듬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투수와의 승부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강인권 감독의 지적을 듣기도 했다. 결국 극복했다. 본의 아니게 네일의 부상 원인 제공자가 됐지만, 그라운드에선 흔들리면 안 된다. 9월을 순조롭게 보내면, NC로선 데이비슨과 내년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