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수술은 잘 끝났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은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턱관절 수술을 마친 뒤 "많은 걱정과 기도를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올 시즌에 앞서 KIA의 유니폼을 입은 네일. 데뷔 첫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6이닝 1실점(1자책) 투구를 펼치며 첫 승을 손에 넣더니, 4월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7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당초 KIA는 네일보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훨씬 뛰어난 윌 크로우가 '에이스'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전망했지만, 순식간에 이들의 입지는 바뀌었다. 그리고 5월에도 5경기에 출격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1.84로 승승장구 행진을 이어갔다.
물론 매 등판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네일에게도 부침은 있었다. 지난 6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첫 5실점 경기를 펼치는 등 1승 1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7월 또한 2승(1패)을 수확했지만 평균자책점은 4.33으로 조금 아쉬웠다. 두 달 동안 기복이 있는 투구를 펼쳤던 네일은 8월이 되면서 다시 '위엄'을 되찾기 시작했다. 지난 7일 KT 위즈전에서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3⅔이닝 8실점(2자책)으로 무너졌지만, 3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선보일 정도로 흐름이 좋았다.
그리고 네일은 시즌 12승 사냥을 위해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네일은 1회 박민우-서호철-맷 데이비슨으로 이어지는 NC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경기를 출발, 2회 권희동에게 안타를 맞고 김주원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첫 위기 상황에 놓였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순항했다. 그리고 3회는 시작과 동시에 수비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NC 타선을 요리했다.
네일은 4회 권희동과 김휘집을 모두 땅볼로 잡아낸 뒤 볼넷으로 내보낸 김성욱을 견제사로 지워내며 순항했고, 5회 다시 한번 찾아온 실점 위기를 넘어서면서 승리 요건을 갖췄다. 5회를 마친 시점에서 네일의 투구수는 59구에 불과했고, 당연히 6회에도 마운드에 섰는데,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났다. 선두타자 데이비슨이 친 타구가 네일의 얼굴을 향해 날아간 것이었다. 창원 NC파크에는 순간 정적이 찾아올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타구에 맞은 네일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을 인지한듯 하관을 가린 채 더그아웃으로 뛰어들었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검진 결과는 최악이었다. 24일 삼성창원병원에서 MRI 검진을 받은 결과 턱관절 골절 소견을 받았다. 24시간 내에 수술을 받아야 세균 감염 등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만큼 KIA는 발 빠르게 움직였고, 네일은 25일 새벽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동해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범호 감독은 "아무래도 팀에 굉장히 중요한 선수이고, 얼굴 쪽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그것 때문에 아무래도 선수들도 놀라고, 나도 좀 놀라고 어떻게 이걸 또 해야 되나. 뭐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던 하루였다. 게임 끝나고는 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아침이 돼서야 모든 일들이 이뤄졌다. 어제(24일)는 우선 어떤 상황이라는 것만 말씀을 듣고 수술이나 모든 게 잘 되기만을 기도하고 있었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강인권 감독은 사고가 발생한 24일 경기가 끝난 뒤 이범호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고, 데이비슨 또한 박민우와 함께 KIA 더그아웃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다. 강인권 감독은 25일 경기에 앞서 "나도 살짝 그 트라우마가 있다. 한 몇 번을 현장에서 봤다. 선수 때 김원형 감독님 맞는 것도, 최상덕 코치님 맞는 것도 봤다. 작년에 감독으로도 최성영이 맞는 것도 봤다"며 "데이비슨과 말은 안 했는데 당황한 모습이더라. 눈동자가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일이 SNS를 통해 수술이 무사히 끝났음을 전했다. 네일은 24일 SNS를 통해 "내게 많은 걱정과 기도를 해주시면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나님께서 어제 밤 동안 날 잘 보살펴 주셨다. 수술은 잘 끝났고 이제는 회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수술과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신 아산병원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기아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 팀에게도 감사하다"며 "Fighting"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큰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 네일은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 과정을 밟고 있는 상황. 그래도 KIA 입장에서는 정규시즌 막판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은 분명하다. 네일이 건강하게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면, 네일의 포스트시즌 복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에이스의 치명적인 이탈. KIA가 다시 한번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라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