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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드라마왕국이 무너졌다. 시청률 0%대 MBC 드라마의 등장이다.
MBC 금토드라마 '바니와 오빠들'(극본 성소은 이슬 연출 김지훈)은 흑역사로 남아버린 첫 연애 이후, 갑자기 다가온 매력적인 남자들과 엮이게 된 바니(노정의)의 남친 찾기 로맨스 드라마. 누적 조회수 1억 7천만 회에 달하는 카카오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바니와 오빠들'은 1회 시청률 1.3%(닐슨코리아 전국 평균 기준, 이하 동일)라는 충격적인 성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처참한 기록은 끝이 아니었다. 2회 시청률은 0.4% 하락해 0.9%를 기록했다.
MBC는 2021년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검은태양'을 시작으로 금토드라마를 신설했다. 그 이래 최고 시청률 18.4%를 기록한 '밤에 피는 꽃'부터 최저 시청률 1.3%의 '꼭두의 계절'까지 다양한 금토극이 방송됐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0%대를 기록한 작품은 없었다. '바니와 오빠들'은 MBC 금토극 역사상 첫 번째 0% 드라마가 됐다.
뿐만 아니라 '바니와 오빠들'은 MBC 드라마 최초의 0%대 시청률이라는 역사도 썼다. 물론 다소 억울할 수는 있다. 앞서 2018년 MBC 목요드라마 '대장금이 보고있다'가 최저 시청률 0.7%(16회)를 기록한 바 있다. MBC 수목드라마 '오! 주인님'도 0.9%(12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자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장금이 보고있다'는 주 1회 방송된 심야예능드라마다. 연말시상식 역시 '연기대상'이 아닌 '연예대상'에 초대됐다. '오! 주인님'의 0.9%는 1, 2부를 나눠 집계한 시청률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오! 주인님' 최저 시청률은 1.1%다. 여러모로 살펴보자면 '바니와 오빠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맞다.
올해 MBC 금토극의 부진은 놀라울 정도다. 2025년 첫 금토극 '모텔 캘리포니아'는 최고 6.0%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후속작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최고 8.3%(4회) 이후 하락세를 그리더니 5.8%(12회)로 종영했다. 무난한 시청률이라 할 수 있지만 SBS와의 '금토극 전쟁' 연패 기록이 뼈아프다.
당시 경쟁작이었던 SBS '나의 완벽한 비서'와 '보물섬'은 각각 최고 12.0%, 15.4%를 기록했다. SBS가 2019년 '열혈사제'로 금토드라마를 시작하고, MBC가 2021년 뒤를 따르면서 두 지상파는 금토극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올해 MBC는 연이어 SBS의 '반타작'에 그친 것이다.
하지만 '바니와 오빠들'로 인해 SBS와의 금토극 전쟁이 문제가 아니게 됐다. 시청률 0%대라는 뼈아픈 기록은 단순한 흥행 실패를 넘어 MBC 드라마에 대한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바니와 오빠들'은 이제 겨우 첫 주차를 지났다. MBC 드라마가 바니처럼 지나간 흑역사를 딛고 일어설지, 혹독한 위기의 시작을 맞을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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