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순이익 전망치 4.8조원…전년비 13% 증가
미국 관세 정책에 연체율·CET1 방어 우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4대 금융지주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건전성 방어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실시로 인해 어려울 전망이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4조 88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3%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KB금융 전망치는 1조59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은행을 비롯해 카드, 증권, 손해보험 등 비은행 순익도 크게 늘며 리딩금융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신한금융 전망치는 1조43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8% 오른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1분기 1조620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1.9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KB·신한·하나금융은 작년 실적 걸림돌로 작용했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비용이 소멸한 점이 역기저효과로 작용해 1분기 호실적을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작년 ELS 배상액은 각각 KB금융이 8620억원, 신한금융이 2740억원, 하나금융이 1800억원이었다.
우리금융만 80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2% 감소할 전망이다. 희망퇴직 비용을 1분기에 반영하면서 1690억원 수준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따라 건전성 방어에 진땀을 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 중 가장 높은 25% 관세율을 부담하게 됐다.
수출 기업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K경제연구소는 트럼프 관세 정책이 실시되면 대미 수출이 12.8%, 전체 수출이 4.6%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기업대출에 대한 부실 위험이 떠오르고 있다. 1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 말 대비 0.11%p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 대손충당금도 추가적으로 쌓아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조치가 종료되면 연체율은 더 치솟을 전망이다.
관세 정책 영향으로 환율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지주의 건전성 지표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낮아진다. 금융지주 CET1 비율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0.01~0.03%p 하락하게 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밑으로 떨어져야 CET1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결국 CET1을 제고하기 위해선 이익 체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53%, 하나금융 13.22%, 신한금융 13.06%를 기록했다. 우리금융만 12.13%로 13%를 밑돌았다. 금융당국의 CET1 권고치는 최소 12% 이상이다.
금융지주의 건전성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업종의 급격한 건전성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경험적으로 각종 정치권 공약이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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