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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기간, K-게임 이용 24.5% 증가
규제·결제 시스템 등 진출 장벽도 있어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중동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 게임 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동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e스포츠 산업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4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중동 게임 이용자가 라마단 기간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이 24.5% 늘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로 2024년엔 3월 12일~4월 11일, 2025년은 2월 28일~3월 30일 진행됐다. 전세계 이슬람교 교인은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고, 하루 다섯 번 기도한다.
콘진원 보고서에서 중동 게임 이용자의 60%가 라마단 기간에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한다고 답했다.
유형별로 보면 PC게임은 30.7%, 모바일게임은 22.4% 늘어났다. 중동 게임 이용자의 한국 게임 이용 시간은 주당 평균 3.58시간이다.
게임 지출 금액도 늘었다. 중동 게임 이용자가 한국 게임에 지출하는 비용은 월평균 61.2달러(9만원) 라마단 기간엔 전체 게임 지출이 평소보다 24.3% 늘어났다.
중동 게임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글로벌 게임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중동과 아프리카(MENA) 지역 게임시장 규모는 2023년 71억달러(9조원)에서 올해 100억달러(13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비전 2030’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e스포츠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사우디는 한국 게임사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지분을 꾸준히 사 모으면서 현재 넥슨재팬과 엔씨소프트 주요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PIF 산하 회사인 ‘세비 게임즈 그룹(SGG)’의 고위 관계자와 사우디 e스포츠 연맹 회장이 방한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 경영진을 면담하기도 했다.
높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사가 중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에는 장벽이 존재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종교적·문화적 규제다. 중동 지역,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이슬람권 국가들은 게임 콘텐츠에 대한 검열이 엄격하다. 폭력성, 선정성, 도박 요소(확률형 아이템 포함) 등이 포함된 게임은 출시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부 한국 게임은 중동 지역에서 서비스 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특정 콘텐츠를 수정해야만 했다.
확률형 아이템도 주요 난관 중 하나다. 중동 국가는 도박에 대한 규제가 강한데, 확률형 아이템이 ‘사행성 요소’로 간주될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는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법규를 준수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결제 시스템도 걸림돌이다. 중동 지역에서는 신용카드보다 모바일 결제나 현지 선불카드 사용 비율이 높은데, 한국 게임사 기존 결제 시스템과 다르다. 원활한 결제를 위해서는 중동 특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며, 이는 추가적인 비용과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
e스포츠·커뮤니티 기반 부족도 과제다. 중동에서는 e스포츠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처럼 탄탄한 게임 커뮤니티나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다. 한국 게임사가 단순히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넘어, e스포츠 리그 운영, 현지 커뮤니티 활성화 등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게임을 수출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콘텐츠 심의를 고려한 현지화, e스포츠·커뮤니티 활성화, 맞춤형 결제 시스템 도입 등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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