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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그룹 르세라핌 멤버 허윤진이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심경을 털어놨다.
허윤진은 지난 17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나는 1년 전의 내가 아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새로운 최애 아티스트가 생겼고, 전과 다른 커피를 즐겨 마신다. 일상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과거의 내가 몰랐던 방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며 내면의 변화를 전했다.
이어 "여러 의미로 이번 3부작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지난 1년 동안 형용하기 어려운 기쁨과 고통, 그리고 삶이 던진 수많은 질문들을 기억하며 이 글을 남긴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허윤진은 지난 1년 동안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다'의 사전적 의미는 고난이나 시련에도 불구하고 계속 존재하는 것이다. 그간 그저 존재하는 일이 쉬웠다면 좋았겠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잘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은 많지 않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또한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때때로 파도처럼 밀려왔던 수치심과 의심, 질투와 공허함. 새벽까지 댓글과 알고리즘에 갇혀 '보면 좋을 게 없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간절했던 밤을 기억한다. 외로움을 기억한다. 모든 것이 끝나버릴까 두려웠던 나를 기억한다.작은 불꽃이었던 나의 꿈이 어쩌다 통제할 수 없을 만큼 커져서 그 화재에 모든 것을 잃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죽어가는 것만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이게 살아남는 것일까"라며 감정적인 순간들을 회상했다.
그러나 허윤진은 힘든 시간을 지나며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년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살아남는다는 것이 곧 어떤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근육을 키우는 것은 무력함을 견디는 것이고, 지식을 쌓는 것은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다. 존재하기 위해 싸운다는 것은 나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허락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허윤진은 독일 시인 릴케(Rilke)의 말을 인용하며 "'답을 지니려면 먼저 의문을 지닌 채 살아라'라는 구절을 되새겼다. 그리고 나는 무감각을 거부하기로 했다. 멤버들과의 저녁 식사, 가족과의 통화, 스태프들과 나눈 사소한 대화, 사랑하는 이들의 손글씨가 담긴 편지, 연습실 바닥에 떨어진 땀방울까지...그 모든 것에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앨범의 본질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는 'EASY', 'CRAZY', 'HOT'을 경험하며 성장했다. 완벽하지 않지만, 어떻게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하는지는 알게 됐다. 나는 지금의 나를 좋아한다. 아니, 어쩌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 주황빛 머리도 꽤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긍정적인 변화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감히 사랑을 꿈꾸는 사람은 결코 온전한 상태로 지나갈 수 없다. 나는 이제 그것을 안다. 만약 이 글에서 단 한 가지라도 배울 수 있다면, 바로 그것만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고통스럽다면, 나는 변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아름답고 흥미로운 일인가. 앞으로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변해가든,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분명하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르세라핌은 지난해 4월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 올라 라이브 실력을 놓고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크레이지'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리더 김채원은 "우리도 모르게 흥분도 하고 페이스 조절을 못 했던 거 같다. 그런 점이 부족했던 거 같고 앞으로 더 배우고 경험해야 하는 게 많다는 생각이다"고 인정하며 성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르세라핌은 지난 14일 미니 5집 '핫'(HOT)을 발매했고 활발히 활동 중이다.
◆ 이하 허윤진 위버스 전문.
나는 1년 전의 내가 아니다.
나는 새로운 최애 아티스트가 생겼고,
전과 다른 커피를 즐겨 마신다.
일상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과거의 내가 몰랐던 방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여러 의미로 이번 3부작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지난 1년 동안의 형용하기 어려운 기쁨과 고통,
그리고 삶이 내게 던진 수많은 질문들을 기억하며 이 글을 남긴다.
왜냐하면 이 순간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이해해 주었으면 해서다.
지난 1년 내내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다’의 사전적 의미는
고난이나 시련에도 불구하고 계속 존재하는 것이다.
그간 그저 존재하는 일이 쉬웠다면 좋았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잘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때때로 파도처럼 밀려왔던 수치심과 의심, 질투와 공허함.
새벽까지 댓글과 알고리즘에 갇혀
‘보면 좋을 게 없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간절했던 밤을 기억한다.
외로움을 기억한다.
모든 것이 끝나버릴까 두려웠던 나를 기억한다.
작은 불꽃이었던 나의 꿈이 어쩌다 통제할 수 없을만큼 커져서
그 화재에 모든 것을 잃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죽어가는 것만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이게 살아남는 것일까?
하지만 지난 1년이 내게 가르쳐 준 건,
‘살아남는다’는 것은 결국 어떤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근육을 키우는 것이 곧 무력함을 견디는 것이고,
지식을 쌓는 것이 곧 무지함을 인정하는 것이 듯,
존재하기 위해 싸운다는 것은
나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허락하는 일이었다.
릴케(Rilke)가 한 말이 생각난다.
"답을 지니려면 먼저 의문을 지닌 채 살아라.”
이제야 돌아 보니 나는 끊임없이 발을 딛고 묻고 또 물었던 것이었다.
“이게 맞는 길일까?”
물을 수록 점점 더, 나만의 답을 경험하게 되었다.
나의 그 답은 무감각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멤버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 속에서,
가족들과의 통화 속에서,
결코 사소하지 않은 스탭분들과의 소소한 대화 속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써 준 편지, 그들의 신중한 손글씨와 알록달록한 편지지 속에서.
TeamLab에서, 위버스콘에서,
연습실 바닥에 떨어진 땀방울 속에서.
내가 저장한 음악 속에서.
눈물로 얼룩진 일기장 속에서도.
그 모든 것에는 포기하지 않는 사랑의 손톱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이번 앨범의 본질이다.
나는 EASY, CRAZY, HOT동안 느낀 감정과 경험한 일들에 정말로 감사한다.
지금의 나를 만나기까지
수많은 버전의 나 자신을 마주해 왔음에 감사한다.
나는 완벽하지 않지만,
어떻게 중심을 잡아 두 발을 땅에 딛은 채
살아야하는지는 알고 있다.
나는 더 강하고, 더 현명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더 쉽게 뱉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지금의 나를 좋아한다.
아니, 어쩌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 주황빛 머리도 꽤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감히 사랑을 꿈꾸는 사람은,
결코 온전한 상태로 지나갈 수 없다.
나는 이제 그것을 안다. 가슴 가까이 꼭 껴안고 있다.
만약 이 편지에서 한 가지라도 배울 수 있다면,
바로 그것만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고통스롭다면, 나는 변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아름답고 흥미로운 일인가.
앞으로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변해가든,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분명하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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