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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왕년의 1500만달러(약 217억원) 내야수다.
LA 다저스가 7일(이하 한국시각) 스프링캠프 2차 컷오프 명단을 발표했다. 포수 그리핀 락우드-파웰, 크리스 오키, 내야수 알렉스 프리랜드, 오스틴 가우티에, 코디 호즈가 마이너캠프로 이관됐다. 특히 내야수가 3명이나 이동한 게 눈에 띈다. 프리랜드, 가우티에, 호즈 모두 김혜성의 도쿄행을 방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였다.
아직도 다저스 스프링캠프에는 많은 선수가 있다. 3+2년 2200만달러 계약의 김혜성이 마이너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캠프에 온 선수들을 걱정하는 게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그러나 김혜성에겐 마이너거부권이 없는 만큼, 다저스는 부담 없이 김혜성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로 자주 이동시킬 수 있다.
결정적으로 김혜성의 타격이 극적으로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서, 다저스로선 고민이 될 듯하다. 김혜성은 이날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서 교체 출전했으나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제 시범경기 10경기서 타율 0.143 1홈런 1타점 3득점 OPS 0.536.
안타 3개 중 홈런 1개를 제외한 2개는 모두 내야안타다. 이는 양면적 특성을 지닌다. 방망이를 든 위치를 내리고, 다리 움직임을 줄인 김혜성이 아직 외야로 시원하게 타구를 날리지 못할 정도로 타격 정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새 타격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빠른 발로 안타를 만들어내며 팀에 공헌할 수 있는 선수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다저스에 멀티맨이 많지만, 김혜성은 그들 중에서도 가장 젊고, 발 빠르다. 범용성 측면에선 팀 내 최고다. 방망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이런 상황서 김혜성의 최대 호적수는 사실상 내야수 데이비드 보티(32)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보티는 3루수지만 2루수와 1루수까지 두루 소화하고 있다. 이날 텍사스를 상대로 경기 중반 1루수로 투입돼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중간성적은 10경기서 24타수 11안타 타율 0.458 2홈런 9타점 6득점 OPS 1.313.
보티는 마이너계약으로 합류했다. 그럼에도 1~2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았다. 지금 기세라면 도쿄행 티켓을 거뜬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타격감이 언젠가, 무조건 식겠지만, 백업 옵션으로 당장 김혜성의 입지를 방해할 만한 선수다. 그 정도로 폼이 좋다.
보티는 이미 메이저리그 통산 421경기에 출전한 멀티 내야수다. 시카고 컵스와 2019-2020 오프시즌에 5+2년 보장 1500만달러(약 217억원) 계약을 체결했던 선수다. 이 계약 후 성적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컵스는 +2년 구단옵션을 실행하지 않았다. 보티로선 다저스에서 희미한 생명줄을 붙잡고 생존 본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혜성으로선 생각하기도 싫지만, 최악의 경우 보티에 밀려 도쿄행 티켓을 못 받거나, 함께 도쿄에 가더라도 택시스쿼드로 빠지는 등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계약신분만 보면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보티는 이미 말이 안 되는 3월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김혜성은 저조하다. 판단은 다저스 수뇌부가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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