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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격은 얼마나 할지 모르겠지만…”
김혜성(26, LA 다저스)의 운명의 시간이 이제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LA 다저스가 곧 도쿄시리즈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야 하는 만큼, 도쿄행 티켓 주인공들이 결정될 시간이 다가왔다. 도쿄에 가서 택시스쿼드로 빠지는 건 그 다음 문제다. 현 시점에선 도쿄행 티켓을 일단 받는 게 중요하다.
도쿄행 티켓을 못 받으면, 김혜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게 사실상 확정된다. 김혜성은 6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서 안타 1개를 추가했지만, 역시 내야를 시원하게 넘기지 못한 내야안타였다.
김혜성이 6일까지 시범경기서 만든 3안타 중 2안타가 내야안타다. 타격폼 변경이 하루아침에 자리잡을 수 없다. 방망이 위치를 어깨에서 가슴으로 내렸고, 다리 움직임을 확연히 줄였다. 장기적 관점에서 대대적으로 준 변화다. 3+2년 2200만달러 계약이다. 5년을 뛰어야 하는데 빠른 공 공략을 위해 타격폼 개조는 불가피하다는 것에 구단과 김혜성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런데 이런 측면도 있다. 다저스가 김혜성에게 적응의 시간을 주기 위해 마이너리그로 보낸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다저스는 동시에 김혜성의 발과 글러브에 대한 메리트를 써먹지 못한다는 의미다. 내야안타 2개도, 아직 잘 맞은 안타가 안 나올 정도로 타격에 어려움이 많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뒤집어보면 그만큼 김혜성의 빠른 발에 대한 우수성을 상징하는 기록이다.
마찬가지로 김혜성은 내야 전 포지션에 외야도 소화 가능한 멀티 디펜스맨이다. 수비와 주력만 보더라도 장기레이스에서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다. 물론 다저스에는 키케 에르난데스, 크리스 테일러, 토미 에드먼 등 멀티맨이 즐비하긴 하다. 그러나 이들은 30대 중반이다. 김혜성은 20대로서 현재이자 미래전력이라는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
이런 측면들을 고려하면 다저스가 김혜성의 타격 개조작업이 아무리 더뎌도 전략적으로 25인 엔트리에 넣고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한다. 어쨌든 방망이 말고도 잘 써먹을 수 있는 선수다. 정말 다저스 수뇌부가 김혜성의 행보를 두고 숙고가 필요해 보인다.
실제 디 어슬래틱은 6일 다저스의 오프시즌을 돌아보며 김혜성을 언더-더-레이더-무브 영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골드글러브급 수비수다. 얼마나 타격을 잘할지 모르겠지만, 운동능력과 도루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글러브는 다저스 투수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타격이 조금 떨어져도 팀에 충분히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혜성은 마이너거부권이 없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언제든 마이너리그로 내렸다가 메이저리그에 복귀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건 3+2년 계약자에 대한 보기 좋은 그림은 아니다. 물론 가장 좋은 건 김혜성의 타격이 본 궤도에 최대한 빠르게 올라오는 것이다. 그러나 다저스가 김혜성의 타격 시행착오 기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시즌 초반 초미의 관심사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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