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넌 그냥 하던대로 해.”
‘일언매직’ 최일언 야구대표팀 투수코치가 이번 프리미어12에 클로저로 나선 박영현(21, KT 위즈)를 사실상 방치(?)했다. 박영현은 19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최일언 코치로부터 위와 같은 얘기를 들었다며 웃었다.
박영현은 김도영(21, KIA 타이거즈)과 함께 이번 대회로 얻은 수확이다. 이번 대회에 KBO 10개 구단 마무리 중 5명이나 나갔으나 그 중에서도 군계일학이었다. 3경기서 1승1세이브 3⅔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제로. WHIP 0.63.
박영현은 140km대 후반의 포심을 뿌린다. 그러나 분당회전수(RPM)가 KBO리그 탑을 넘어 이름값 있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 지난 14일 쿠바전의 경우 2588을 찍는 모습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3년차를 맞이해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66경기서 10승2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76.2이닝으로 피로도가 있었다. 심지어 와일드카드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까지 소화했다. 그럼에도 프리미어12서 구위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 젊어 피로 회복력이 빠르기도 하고, 타고난 운동능력이 대단할 수도 있고, 그만큼 개인훈련을 충실히 소화한 결과이기도 하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대회 기간 현지 취재진에 박영현이 참 훈련을 열심히 한다고 칭찬했다.
박영현은 “코치님은 나한테 얘기를 잘 안 한다. ‘너는 그냥 하던대로 해’ 이렇게 그냥 그렇게만 말씀해준다. 최일언 코치님과 대표팀에서 2년째 함께 했는데, 너무 잘 가르쳐 주셨다. 내가 하는 것에 대해서 최일언 코치님도 다 인정해줬다. 난 그냥 내버려둔 것 같다”라고 했다.
최일언 코치는 박영현의 루틴을 인정했다. 박영현은 “대회기간에 했던 루틴은 올해 KT에서 했던 것이다. 최일언 코치님도 좋아했다. 이걸 다른 투수들에게도 알려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되게 뿌듯했다”라고 했다.
그렇게 박영현은 압도적 구위, 수준급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완성도를 앞세워 실질적으로 KBO리그 최강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이어 프리미어12까지 출전하면서 국제대회 경험까지 쌓았다. 부상만 조심하면 탄탄대로가 열릴 전망이다.
박영현은 “아쉬운 결과로 돌아왔다. 다음 국제대회서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시즌 때보다 컨디션은 좋았다. 직구 컨디션이 좋아 자신 있게 던졌다. 회전수도 너무 잘 나와서 타자들이 못 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대회서 잘 던져서 많이 뿌듯하다”라고 했다.
자신의 활약 비결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부모님이 좋은 몸을 잘 물려주신 것 같다. 던지면 던질수록 더 좋은 걸 안다. 이번 대회서도 던지면 던질수록 공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그렇게 국대 붙박이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2026 WBC, 나고야-아이치아시안게임, 2027 프리미어12, 2028 LA올림픽까지 클로저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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