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박지현의 '과한' 노출이 아쉽다 [MD리뷰]

[마이데일리 = 박로사 기자] 영화 '히든페이스'는 인간의 뒤엉킨 욕망을 담아낸 작품이다. '방자전' '인간중독'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의 취향이 듬뿍 담겨있다. 예상 못한 스토리와 반전, '밀실'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돈이면 돈, 미모면 미모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약혼녀 수연(조여정)이 결혼을 앞두고 사라진다. 영상 하나만 남긴 채 자취를 감춰버린 약혼녀에 성진(송승헌)은 좌절감을 느낀다. 수연은 성진이 지휘자로 있는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이기도 하다. 연주에 차질이 생기자 수연을 대신할 첼리스트를 구하게 되고, 수연이 떠나기 전 후임으로 추천해 뒀다는 미주(박지현)가 성진의 앞에 나타난다. 수연이 사라진 사이 미주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는 성진. 결국 두 사람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다. 수연이 지켜볼 거라곤 상상도 못한 채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김대우 감독이 '인간중독'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인간중독'에서 부부 호흡을 맞췄던 송승헌, 조여정이 예비부부로 등장한다. '인간중독'에서 조여정을 두고 임지연과 바람났던 송승헌은 '히든페이스'에선 박지현과 위험한 관계로 엮인다.

송승헌과 조여정, 박지현의 얽히고설킨 관계성이 관전포인트다. 능력 있는 약혼자 수연의 그늘 아래 살아가는 성진, 수연이 사라진 사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성진과 미주, 밀실에 갇힌 수연 등 세 사람의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밀실'을 통해 약혼자의 밀회를 보게 된다는 주요 설정은 원작 그대로 가져왔다. 스토리의 흐름 역시 비슷하지만, 반전이 추가 되고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새로 추가된 설정 덕에 원작을 본 관객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겠다.

송승헌, 조여정보다 박지현이 돋보이는 '히든페이스'다. 박지현은 성진의 욕망을 자극하는 미주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송승헌과의 베드신으로 노출을 피할 순 없었지만, 과감한 노출을 잊게 하는 연기력이다. 선배 송승헌, 조여정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다. 첫 등장부터 김대우 감독이 박지현을 캐스팅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송승헌은 잘난 약혼녀를 만나 오케스트라 지휘자 자리에 오른 성진을 연기한다. 김대우 감독의 페르소나답게 폭넓은 감정선으로 극을 가득 채우고 눈에 띄는 잘생긴 외모는 수연과 미주 두 여자를 사로잡은 데 설득력을 더한다. 조여정은 오케스트라 단장의 딸이자 첼리스트 수연으로 분한다. 밀실 안에 갇힌 뒤의 당혹감, 무력함, 절망 등 변화하는 감정을 자유자재로 그려낸다.

'히든페이스'는 김대우 감독이 긴 공백기 끝에 내놓은 작품인 만큼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감독의 전작들을 고려할 때 높은 수위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과한 노출이 과연 필요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색다른 밀실 스릴러를 그려낸 것은 성공이지만, 박지현의 노출작으로 남게 될까 우려되는 지점도 분명히 있다.

20일 개봉. 러닝타임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

박로사 기자 teraros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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