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4일 SK AI 서밋 2024 개최
젠슨 황 CEO "SK하닉, 제품 출시 6개월 당겨달라"
2026년 예정한 HBM4 출시 일정, 내년 하반기로 당겨
세계 최초 '16단 HBM3E' 공개한 곽노정
내년 초 HBM3E 16단 샘플 공급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견고한 삼각동맹을 강조하며 AI 혁신의 가속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최 회장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AI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날 행사 포문을 열었다.
최 회장은 "AI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기에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함께 고민하며 풀어야 하는 많은 과제들이 있다"면서 "AI는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기술이기에 이를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5가지의 보틀넥(bottleneck·병목현상)을 꼽았다. 최 회장은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Killer Use Case) ▲AI 가속기 및 반도체 공급 부족 ▲첨단 제조공정 설비(Capacity) 부족 ▲AI 인프라 가동에 소요되는 에너지(전력) 공급 문제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 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 중 하나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파트너들과 협업 중"이라며 "SK와 파트너들의 솔루션을 묶어 AI 시대로 가는 장애물을 해결하고 AI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행사 슬로건이 말해주듯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기술인 AI를 위해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TSMC 등 빅테크 총출동
최 회장의 기조연설이 이어지는 중간 중간 SK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의 축사가 전해졌다.
최 회장은 앞서 황 CEO와 만남 당시 6세대 HBM4 공급을 6개월 앞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일화를 소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하고 합의된 일정도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다"며 "지난 만남에서 황 CEO가 납품 일정을 6개월 당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황 CEO는 '빨리빨리' 스피드를 강조한다"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쳐다봤는데 '한 번 해보겠다'고 대답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4분기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맞춤형(커스텀) 제품인 HBM4 12단 제품은 내년 출하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젠슨 황 CEO와 패터슨 UC버클리 교수가 영상 대담을 통해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황 CEO는 코딩에서 머신러닝으로 흐름이 이동하면서 메모리 대역폭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추세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구축한 HBM의 중요성도 커지도 있다고 소개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한 HBM 덕분에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지속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설계하는 아키텍처와 잘 맞물려 돌아가게 해주고 우리는 많은 측면에서 공동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파트너십을 언급하며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TSMC에 이르는 3자 간 협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TSMC와의 3자 간 협력을 통해 AI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AI 산업 혁신에 기대감을 표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 웨이저자 TSMC CEO 등도 양 사 간의 파트너십에 관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깜짝 등장했다.
◆"풀스택으로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지속 성장"
AI 원팀 선두를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최초로 16단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HBM3E 16단은 기존 12단 제품에 비해 LLM(대규모언어모델) 학습에서 18%, 추론에서 32%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한 메모리로, 데이터 처리 속도인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데이터 처리량이 핵심인 AI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는 "HBM4부터 16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비해 당사는 기술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48기가바이트(GB) 16단 HBM3E를 개발 중"이라며 "이를 내년 초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HBM3E 16단 제품은 SK하이닉스 내부 분석 결과 12단 제품 대비 학습 분야에서 18%, 추론 분야에서는 32% 성능이 향상됐다.
그는 "HBM3E 16단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12단 제품에서 양산 경쟁력이 입증된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백업 공정으로써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한 공정으로 HBM 양산성 확보에 핵심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곽 사장은 고객과 파트너,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 성장하겠다"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는 D램과 낸드 전 영역에 AI 메모리 제품 라인업을 갖추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추론을 위한 AI 가속기 시장 확대 속 HBM3E 16단 제품이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중 핵심 제품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 AI 서밋'은 AI 분야 민간, 정부, 학계의 국내외 최고 전문가 및 AI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교류의 장으로 AI 생태계 형성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SK는 미래 AI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I 포트폴리오 역량 강화로 내실을 다지고 글로벌 AI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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