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23일 마감
고려아연, 영풍·MBK 모두 과반 확보 실패
양측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
'캐스팅보트' 지분 7.83% 국민연금 참여 '관건'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에 대항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추진한 자사주 공개매수가 23일 종료된다. 양측의 공개매수는 끝났지만 향후 주주총회를 대비 의결권 확보를 위한 장내매수 경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정규장 마감인 이날 오후 3시30분에 끝난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총 3조2200억원을 투입해 주당 89만원에 최소 수량 없이 최대 20%의 지분 물량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려아연은 17.5%, 공동매수자인 베인캐피탈은 2.5%씩이다.
앞서 영풍·MBK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5.43%를 취득해 지분율을 총 38.47% 확보했다. 경영권 방어에 나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및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탈이 취득할 2.5%까지 더해 총 36.49%다. 고려아연이 취득한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면 의결권 기준 양측 지분은 40%대로 커진다.
약 한달간 이어졌던 공개매수를 통해 양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고자 했던 계획은 무산됐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2차 경영권 분쟁으로 돌입하는 모양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취득할 물량 대부분(17.5%)이 자사주 소각으로 의결권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사주 매수가 끝나더라도 장내매수를 통한 의결권 있는 주식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와 우군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면 고려아연의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로 떠오르게 되는 만큼 여론전 강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5년간 주주총회에서 발의된 안건의 92.5%에 찬성표를 던지며 현 경영진에 힘을 보탰다. 국민연금이 국정감사에서 '회사의 정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고려아연은 전폭적인 믿음을 보내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확보한 지분율 현황을 파악하고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풍·MBK가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34%를 확보한 후 의결권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에 대해 "의결권의 적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의결권 우위라는 것은 표면적으로 5.34% 지분에 대해 수치상으로 계산하면 우위에 있지만 현재 양측 모두 과반수 확보를 못한 상황으로 이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풍과 MBK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난 뒤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임시주총 소집 요구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사내이사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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