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준비 잘해서 가을야구 치르겠다"
두산 베어스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6차전 최종전 원정 맞대결에서 4-3으로 승리, 4위를 자력으로 확정지었다.
지난 23일 5위 추락과 4위 수성을 놓고 SSG 랜더스와 피할 수 없는 맞대결에서 미소를 지은 두산은 이날 4위 확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를 잡아낼 경우 자력으로 4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고, 만약 롯데에 패하더라도 NC 다이노스가 SSG 랜더스를 잡아낼 경우에도 4위 확정이 가능했다. 이에 두산은 '토종에이스' 곽빈을 내세웠고, 4위와 함께 곽빈의 공동 다승왕까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롯데 선발 박세웅에게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니었던 두산. 하지만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두산은 1회 선두타자 정수빈이 안타로 출루하더니, 후속타자 김재호가 연속 안타를 쳐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제러드 영의 땅볼에 2루로 향하던 주자가 아웃됐으나, 이어지는 1, 3루에서 김재환이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후 양석환이 1타점 2루타를 친 뒤 강승호가 땅볼로 한 점을 보태며 3-0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두산 타선은 1회 이후 좀처럼 달아나지 못했는데, 이를 곽빈이 잘 버텨냈다. 곽빈은 1회 빅터 레이예스에게 197번째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 공격을 막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2회에는 전준우와 나승엽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지만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을 기록, 3회에도 위기 없이 롯데 타선을 요리하며 순항, 4회에도 1사 주자 나승엽에게 볼넷, 윤동희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흔들리긴 했으나 실점은 없었다.
불안불안했지만 무실점으로 순항하던 곽빈은 5회 2사 이후 고승민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찾아온 세 번째 위기까지 극복하면서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여기서 두산 타선이 힘을 냈다. 6회초 강승호가 3루수 땅볼로 출루, 롯데 선발 박세웅의 폭투로 마련된 득점권 찬스에서 허경민이 간격을 벌려낸 것. 곽빈은 타선의 지원 속에 6회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전준우-나승엽-윤동희로 이어지는 타선을 잠재우며 첫 삼자범퇴와 함께 승리 요건을 갖췄다.
시종일관 기회를 살리지 못하던 롯데도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7회말 2사 주자 없는 사오항에서 황성빈이 2루타를 터뜨린 뒤 빅터 레이예스가 두산의 바뀐 투수 이병헌을 상대로 198번째 안타를 1타점 2루타로 연결시켜 고삐를 당겼다. 이 안타로 레이예스는 2019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기록한 197안타를 뛰어 넘고 최다 안타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롯데는 8회말 득점권 찬스에서 대타 이인한이 데뷔 첫 안타를 적시타로 연결시키며 격차를 2점까지 좁혔다.
이어 롯데는 9회말에도 전준우가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4-3으로 두산을 턱 밑까지 추격, 1사 만루의 대량득점 기회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김택연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승엽을 상대로 145km까지 떨어졌던 구속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강승구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뒤 오선진에게는 최고 151km를 뿌리는 등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으며 마침내 자력으로 4위를 확보했다.
이날 두산 선발 곽빈은 최고 154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수차례 위기를 탈출하는 등 6이닝 동안 투구수 90구, 4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5승째를 손에 넣고,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김택연이 1⅓이닝 동안 무려 38구를 뿌렸으나,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지켜내며 19번째 세이브를 수확했고, 김재환이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발 투수 곽빈이 6이닝 무실점이라는 최고의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4일 쉬고 등판하고도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보여줬다. 데뷔 첫 15승을 축하한다. 타선에서는 오늘도 중심 타자들이 제 역할을 해줬다. 김재환과 양석환이 1회 나란히 타점을 올리면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6회 허경민의 타점도 정말 중요한 순간 나왔다"며 "먼 곳까지 오셔서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4위가 확정된 만큼,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가을야구 치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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