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 선배님과 붙고 싶었는데…”
KIA 2025시즌 예비 신인들이 2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를 방문해 홈 팬들에게 인사하고 각종 물품을 수령하는 시간을 가졌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1라운드 신인 김태형(덕수고)과 2라운드 신인 이호민(전주고)에게 공통적으로 김도영이 언급됐다.
프로에서 맞붙고 싶은 타자라는 질문이 나오자, 두 예비 신인은 약속이나 한 듯 김도영을 꼽았다. 김도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KIA의 지명을 받았으니 트레이드 되지 않는 한 김도영을 상대할 일이 전혀 없다. 사실 이게 KIA 투수들에게 엄청난 이점이다.
김태형은 “김도영 선배님과 붙고 싶었는데”라면서 “고교 선배님, 나승엽(롯데 자이언츠) 선배님을 만나고 싶다. 내년에 좋은 실력을 보여주겠다”라고 했다. 이호민은 “김도영 선배님이 워낙 잘 하고 있으니까 빨리 만나고 싶다”라고 했다.
특히 이호민은 구체적으로 “1군 마운드에서 타자 선배님들을 상대하는 그 기분과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라고 했다. 체인지업을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꼽기도 했다. 체인지업으로 김도영을 상대하는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사실 지난 11일 신인드래프트 행사장 곳곳에서 김도영이란 이름이 나왔다. 다른 팀 몇몇 신인 투수 중에서 김도영과 꼭 만나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들이 김도영을 삼진으로 잡기라도 하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란 바람도 들을 수 있었다. 김도영과 상대해보는 꿈을 꾸며 실력을 연마한다면, 그 자체로 김도영이 주는 또 다른 긍정적 효과다.
KBO는 올 시즌을 기점으로 김도영 전성시대다. 팬들도 김도영 관련 굿즈를 사기 매우 어려운 시대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 팀 스토어 근처에 줄을 서고 장사진을 치는 건 홈경기마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미 굿즈, 마케팅 효과만으로도 연봉값을 다 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 김도영은 역대 최고의 KBO리거 이종범을 소환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3년차가 된 올해 타격 전 부문에서 탑클래스를 찍었다. 4월 최초 10-10, 전반기 20-20,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3-30-30-100-100, 단일시즌 최다득점 등 매일 드라마틱한 일기를 쓴다. 단숨에 리그 최고의 선수, 최고의 스타가 됐다. 막연히 언젠가 잘할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 잘할지 몰랐다는 전문가들 얘기도 들린다.
김도영은 후배들에겐 이미 우상이 됐고, 최고참 최형우는 농담이지만 진담과도 같은 “한국시리즈 우승 시켜줘”라는 말을 들었다.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본격적으로 1군의 맛을 보는 김도영의 고교 시절 라이벌 윤도현도 “도영이가 있어서 든든하다”라고 했다.
그런 김도영이 정말 대단한 건 이런 분위기에서 늘 겸손하고 고개를 숙일 줄 안다는 점이다. 타격 폼을 교정해준 비 야구선수 출신의 아버지에게 심드렁한 반응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오히려 인간적이었다. KIA 팬들은 김도영이 그런 마음, 그런 실력을 오랫동안 보여주길 바란다. 40-40? 못해도 이미 KBO리그의 새로운 슈퍼스타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