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관한 최대주주 영풍 입장문 발표
공개 매수 이유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전횡을 막기 위함
‘적대적·약탈적 M&A’ 아닌 최대주주로서 경영 정상화 추진
“MBK파트너스 중국 자본이라더니 자신들은 일본에 손벌려”
[마이데일리 = 황상욱 기자] (주)영풍은 동업 정신을 파기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상의 전횡을 일삼고 있다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절대 적대적인 인수합병(M&A)이 아닌 최 회장의 독단적 경영 행태를 막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영풍은 23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관한 최대주주 ㈜영풍의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영풍 측은 입장문에서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는 고작 2.2%의 지분으로 75년간 이어온 ‘동업 정신’을 훼손하고, 독단적 경영 행태를 일삼는 경영 대리인 최윤범 회장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적대적 M&A·약탈적 M&A가 아닌, 최대주주로서 경영권 강화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 최 회장은 2019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주주들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 고려아연을 사적으로 장악하고자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영풍은 최 회장에 대해 제기된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관련 배임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이사회 결의 없는 지급보증 관련 상법 위반 ▲일감 몰아주기 등 다수의 의혹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최 회장은 위와 같은 의혹에 더해, 고려아연 주주들의 이익을 도외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고려아연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한화와 현대차그룹 등에 잇달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자사주 상호 교환 등으로 16% 상당의 지분가치를 희석시켰는데, 이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이 침해됐다는 것이다.
한편 최 회장은 동업 정신 파기를 넘어, 최근 ‘영풍 죽이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게 영풍 측의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요건을 완화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영풍의 반대로 부결되자 영풍을 더 이상 ‘동업자’가 아닌 ‘경쟁자’로 규정했다는 뜻이다.
이어 고려아연은 수십 년간 양사가 전략적으로 유지해 온 공동 원료 구매와 영업, 황산 취급 대행 계약 등 공동 비즈니스를 끊어버렸고, ‘동업의 상징’ 이었던 서린상사의 경영에 있어서도 영풍을 일방적으로 배제했다. 이로 인해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질 수 있었던 막강한 바게닝파워(교섭력)을 상실할 위험에 처했다는 논리다.
영풍 관계자는 “최 회장의 전횡을 막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스스로 팔을 자르고 살을 내어주는 심정으로 MBK파트너스에 1대주주 지위를 양보하면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개매수는 수조원 규모에 달하는 거래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이러한 대규모의 공개매수를 수행하고 고려아연을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자 고려아연은 공시를 통해 ‘MBK는 중국자본이며 인수되면 중국에 팔린다’는 말도 안 되는 흑색선전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거짓 흑색선전은 지역 정가와 중앙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쳐 정치이슈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는 중국 자본 운운하면서 해외매각을 우려한다더니, 정작 최 회장 자신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스미토모상사에 손을 벌리는 모순된 행위를 하고 있다는게 영풍 측의 설명이다.
고려아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인 영풍정밀은 영풍과 MBK파트너스 인사들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으로서는 이러한 현상을 방치하는 것이 최대주주로서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며, 이번 공개매수로 고려아연에 관한 의혹을 명쾌하게 밝히고 한층 더 성장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입장문에서 영풍은 최 회장에게 영풍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이그니오홀딩스와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투자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회계장부 열람청구 신청에 응하여 관련된 자료들을 모두 제공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밝히는데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영풍 관계자는 “최 회장의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지 결코 고려아연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다. 최 회장을 제외한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들의 고용관계는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고, 고려아연이 추진해온 미래전략사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면서 “기존 거래처 및 고객사와 유지돼온 비즈니스는 아무런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영풍과 MBK의 확약”이라고 덧붙였다.
황상욱 기자 e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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