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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일본이나, 상대 팀들 이겨야 할 때 필요한 선수.”
지난 6월2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부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KIA가 훈련할 때 그라운드로 나와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인사했다. 그리고 1루 덕아웃으로 돌아가는 길에 티 배팅을 하던 김도영과 우연히 부딪혔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김도영의 타격을 한동안 흐뭇하게 지켜봤다. 김도영이 김경문 감독에게 인사하자 김경문 감독은 “잘 생겼다. 야구 잘 해라. 일본하고 붙으면 잘 해라”고 했다. 김도영에게 이 말을 듣고 김경문 감독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김경문 감독은 김도영을 극찬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김도영을 두고 “일본이나, 상대 팀들 이겨야 할 때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그냥 국제용이라는 것이다. 선수에 대한 직관력이 빼어나기로 유명한 김경문 감독은 김도영이 국제대회서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약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KBO는 지난 12일 프리미어12 60인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타자로 거듭난 김도영이 당연히 있었다. 이변이 없는 한 프리미어12 대표팀 주전 3루수를 예약했다.
혹시 류중일 감독이 실책 최다 1위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고 해도, 김도영 없는 대표팀 중심타선은 상상할 수 없다. 3루수를 다른 선수가 맡더라도 김도영은 지명타자를 꿰찰 듯하다. 그리고 후반기 들어 김도영의 3루수비는 상당히 깔끔하다. 1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도 변함없이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2안타 모두 2루타였다.
프리미어12가 김도영의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은 아니다. 작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이 데뷔전이었다. 그러나 그 대회는 23세 이하 선수들만 참가한 대회였다. 진정한 의미의 성인대표팀 데뷔전은 프리미어12다. 이 대회는 메이저리거들을 제외하고 최고의 선수들이 나가는 대회다. 김도영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작년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서는 일본과의 결승 연장서 내야땅볼을 치고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크게 다치기도 했다. 특히 김도영에게 일본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듯하다. 한국은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릴 B조 예선서 11월13일 대만, 11월14일 쿠바, 11월15일 일본, 11월16일 도미니카공화국, 11월18일 호주를 잇따라 상대한다.
김도영이 프리미어12서 국제용임을 과시하면, 김경문 감독의 예감이 맞아떨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을 것이다. 부상 없이 자신의 기량만 보여주면, 김도영은 앞으로 수년간 국가대표 붙박이로 뛸 전망이다.
아울러 프리미어12는 김도영에게 메이저리그 첫 쇼케이스 무대나 다름없다. 올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을 체크하려다 김도영에게 시선을 빼앗겼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프리미어12에 메이저리거들은 안 나오겠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집결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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