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요즘 감독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문보경의 홈스틸에 대해 이야기했다.
완벽히 허를 찌르는 작전이 아닐 수 없었다. LG가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3회말 2사 만루. 이영빈의 타석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0B-2S로 이영빈이 매우 불리하게 몰린 상황에서 한화 투수 김기중의 인터벌이 길어지자 3루 주자였던 문보경이 갑작스럽게 홈을 내달렸다.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김기중은 재빠르게 홈을 향해 공을 뿌렸지만, 문보경의 돌진을 막아낼 수 없었다.
완벽한 세이프 타이밍으로 홈을 들어오면서 3-0으로 간격을 벌린 LG는 문보경의 홈 스틸 때 1, 2루 주자 또한 한 베이스씩 더 이동하면서 만들어진 2사 2, 3루에서 이영빈이 스리런홈런을 폭발시키면서 3회에만 4점을 쓸어담는 등 장단 19안타를 폭발시키며 한화의 마운드를 폭격한 결과 14-3으로 완승을 거뒀다. 근소한 점수 차에서 나온 문보경의 홈스틸이 완전히 분위기를 LG 쪽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10일 경기 앞서 먼저 "홈스틸에서 아웃이 됐다면 얼마나 많은 욕을 먹었을까"라고 말 문을 열며 "요즘 감독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팬이 늘면서 행복한 것도 있지만, 응원보다는 부정적인 것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선 엄청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내가 경험한 바로는 욕을 먹어야 한다. 먹어도 내가 할 것은 소신껏 해야 한다. 외부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감독은 소신껏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염경엽 감독은 "작년에도 많이 뛰는 것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마지막에 우승을 하면서 좋은 야구가 됐다. 시즌을 하면서는 욕을 많이 먹었지만, 마지막엔 우승에 뒷받침이 됐다는 결과를 얻는 것"이라며 "그날(8일)도 감독이 아무리 좋은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선수-코치가 감독의 생각과 일치하지 못하면 7-3이 될 것이 5-5가 된다. 감독은 7-3이라고 생각하고 승부를 했지만, 시행한 사람이 이를 정확하게 이해지 못하면 5-5 또는 3-7이 된다. 결국 결과는 코치와 선수가 만드는 것"이라며 정수성 코치와 문보경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결국 작전을 낸 감독, 정수성 코치, 문보경까지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진 셈. 염경엽 감독은 "타자가 왼손 타자였고, 투수도 왼손 투수이기 때문에 3루 베이스를 많이 비웠다. 7-3보다는 8-2로 확률이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작전을 완벽하게 실행을 해줬기 때문에 성공을 한 것이다. 결국 정수성 코치와 문보경이 칭찬을 받아야 한다. 실패의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 맞다. 아무리 좋은 생각, 전략을 갖고 해도 그날처럼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문)보경이가 빠르진 않지 않나. 하지만 도루는 빠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빈틈을 보였을 때 어떻게 해주느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도가 없다면,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이 염경엽의 생각이다. 그는 "홈에서 아웃이 됐다면 많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결과다. 하지만 결과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못한다면 팀의 색깔은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야구의 트렌드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년에도 뛰는 야구로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올해 9개 구단이 영향을 안 받았다고는 할 수 없다. LG가 비판을 받더라도 트렌드를 끌고 가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이날 LG는 홍창기(우익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지명타자)-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이영빈(1루수)-박해민(중견수)-구본혁(2루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스틴이 일주일 정도를 뛰었더니 또 도가니가 조금 피곤하다고 해서 지명타자로 나간다"고 설명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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