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에 가계대출 급증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확대에 제동 걸어
유주택자 주담대 한도축소, 갈아타기까지 제한
개인 신용 마이너스대출 증가하는 역효과 발생
풍선효과로 보험사·카드사 대출 늘자 압박 검토
[마이데일리 = 황상욱 기자]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에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인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제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신용대출까지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유주택자의 갭투자용 전세자금대출은 물론, 갈아타기까지 조여지면서 실수요자들은 애가 타는 상황이다.
9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에 들어갔다. 스트레스 DSR은 금리 인상 시 변동금리 대출 채무자의 이자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을 고려해 DSR 산정 시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규제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소득 6000만원인 차주가 은행에서 30년 만기 변동금리(대출이자 4% 가정)로 대출받을 경우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 전 한도는 4억원이다. 그러나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 이후는 수도권 주담대를 받을 경우 한도가 3억6400만원으로 5500만원가량 줄어든다. 한도를 줄여 대출 규모를 조이는 조치다.
문제는 풍선효과다. 2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서 신용대출이 늘었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3921억원으로, 지난달 말 103조4562억원 대비 4759억원이 늘었다. 8월 1개월 동안 늘어난 잔액이 8495억원이었는데, 이달 한 주에만 지난달 증가분의 50%를 훌쩍 넘은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6월 2143억원, 7월 1713억원 감소하다 지난달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추세다.
이는 통장자동대출, 일명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일 기준 38조86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38조4033억원 대비 4602억원 급증했다. 신용대출 증가 대부분이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분인 셈이다.
현재 은행권은 유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하거나 주담대 최대 만기를 30년으로 줄이는 등 각종 대출 제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보험사 등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말 2금융권 가계대출은 2022년 10월 이후 1년 10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심지어 평균 금리가 연 14% 달하는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이 7월 말 9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국민·농협카드) 기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6월 40조6059억원 대비 6200억원가량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적용, 대출한도를 연소득 내로 묶어버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용대출의 만기를 축소하는 등의 추가적인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막히는 경우, 저축은행 신용대출이나 보험사 대출, 카드사 카드론 쪽으로 풍선효과가 있는지 하루 단위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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