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성범이 얼굴에 맞을 수도 있었다.”
지난 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0-3으로 뒤진 키움 히어로즈가 2회초에 1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타석엔 포수 김재현. KIA 선발투수 에릭 스타우트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힘 있게 밀었다. 타구는 우익수 나성범의 정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나성범이 갑자기 엉거주춤하게 자세를 숙이고 어설프게 글러브를 내밀었다. 결국 타구는 나성범의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기록원들은 김재현의 희생플라이로 인정하면서, 나성범의 포구실책을 선언했다.
키움은 이때 스타우트를 몰아치지 못했다. 박수종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1점 만회에 만족했다. KIA 이범호 감독이 경기흐름을 보고 나성범의 실책을 두둔한 건 아니다. KIA챔피언스필드 조명시설, 햇빛의 각도 등 외야수들의 수비가 쉽지 않은 시간대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나성범의 시야에 빛이 들어와 낙구지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래도 나성범은 글러브를 뻗었으나 정확한 포구가 되긴 어려웠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는 햇빛이 내야에서 외야 방향으로 강하게 내리쬔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현재 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낮경기에 외야수들이 빛을 정면으로 보는 구도라며, 수비수들이 애로사항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KIA챔피언스필드는 2022년 3월에 조명을 LED로 바꿨다. LED 조명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절묘하게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가리는 경우가 있다는 게 KIA 외야수들의 얘기다. 빛의 각도의 미묘한 변화로, 수비를 하기에 더 어려워졌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범호 감독은 나성범이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했다. 사실 낙구지점을 모르는 외야수들이 최선을 다해 위치를 잡다 얼굴에 타구를 맞으면, 중상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실책이 나왔지만, 오히려 행운이 따랐다는 게 이범호 감독 시선이다.
이범호 감독은 “저번에 (최)원준이도 그랬고, 계속 걸리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 부분을 (구단에)말씀을 드렸더니 시즌 끝나고 손을 볼 수 있으면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뜬공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라인드라이브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라이트에 들어가면 잡기 굉장히 어렵다. 성범이의 경우 글러브에 맞아서 다행이다. 얼굴에 맞을 수도 있었다”라고 했다.
나성범은 올 시즌 99경기서 타율 0.295 20홈런 79타점 48득점 OPS 0.869 득점권타율 0.299다. 키움과의 3연전서 7타수 1안타로 주춤했지만, 시즌 초반에 비해 확실히 타격감이 많이 올라왔다. 수비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아직 공수겸장 외야수로 건재함을 보여준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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