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삼진 세 개를 7이닝쯤에 잡아주면 가장 좋을 것 같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은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2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이날 경기는 양현종의 기록에 모든 시선이 쏠려있는 상황.
양현종은 지난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2007시즌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같은 해 4월 12일 무등 현대전에서 첫 삼진을 잡았고, 2016년 7월 24일 광주 NC전에서 1000탈삼진을 기록하고 2019년 8월 28일 광주 삼성 전에서 1500탈삼진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6월 6일 광주 롯데전에서 전 한화 이글스 송진우에 이어 KBO 리그 역대 2번째, KIA 소속 선수(해태 포함) 첫 번째로 2000탈삼진을 고지를 밟았다.
2010, 2014, 2017, 2019 시즌에는 탈삼진 부문 3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2014 시즌에는 개인 최다 탈삼진(165개)을 기록하는 등 2014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9시즌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양현종은 지난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통산 2042삼진을 기록 중이었다. 6개의 삼진만 보태면 KBO 역대 최다 탈삼진 기록을 보유 중인 송진우(2048K)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물론 이강철, 장원준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0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직전 등판에서 대기록의 달성은 불발됐다. 키움을 상대로 7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을 4개 밖에 더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기록 달성이 다음 등판으로 밀리면서 자연스럽게 김도영이 KBO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후배'에게 넘겨줬다. 그리고 이제는 양현종의 차례가 찾아왔다. 1삼진에 이강철, 장원준과 나란히 서게 되고, 2삼진에 송진우와 타이, 3삼진이면 KBO 새역사를 작성을 하게 된다.
일단 기상 예보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그러나 예보만 놓고 본다면 이날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오후 8시부터 있던 비 에보 또한 오후 10시로 밀려났다. 따라서 모든 상황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2022시즌 이후 2년 만의 두 자릿수 승리와 10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에 이어 송진우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전망. 이범호 감독도 이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범호 감독은 "삼진 세 개를 7이닝쯤에 잡아주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농담하며 "그만큼 본인에게도 간절할 것이다. 10승도 걸려 있다. 팀에게도 오늘 등판이 중요하다는 것을 (양)현종이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피칭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승리도 하고, 기록까지 세우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현종이가 승리를 하고, 팀도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를 꼽으라고 한다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 'KK' 김광현에 이어 '대투수' 양현종이 꼽힌다. 하지만 올해 KBO리그 복귀한 류현진은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고, 김광현 또한 흐름이 예년과 같지 않다. 그중에서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선수가 바로 양현종이다. 이범호 감독은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양현종에게 칭찬을 쏟아냈다.
꽃감독은 "양현종이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한 선수라는 게 느껴진다. 외국도 다녀왔고, 여러 문화도 배우고 왔다. 미국에서는 러닝 훈련을 자전거로 대체하거나, 다른 운동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은데, (양)현종이는 아직까지 러닝을 뛴다. 러닝을 통해 땀을 배출해야 다음 경기를 하는데 좋다고 느낀다. 그 모습이 대단하다. 러닝을 비롯해 운동과 관련된 모든 면에서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전성기가 끝나지 않고 계속 좋은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감독 입장에서 불안스러운 요소도 없진 않다. 양현종이 너무 많은 훈련량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한편으로 러닝의 양이 많으면 다리 쪽에서 좋지 않은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번이 기회가 된다면, 본인의 몸에 맞게 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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