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 2주만에 또 화재
창사 56년만에 파업 위기 포스코…대내외 악재
25일 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진행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는 포스코가 창사 56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최근 제철소 내부의 연이은 화재 사고와 노조의 파업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포스코를 둘러싼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2주 만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2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24일) 오후 11시18분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3파이넥스 공장 융융로 타워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소방장비 20여 대와 인력 50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25일 오전 1시 13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발생한 3파이넥스 공장은 앞서 10일에도 폭발·화재가 발생해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일부 시설 역시 피해가 발생해 쇳물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공장은 복구 작업을 거친 끝에 19일 재가동됐으나 불과 닷새 만에 다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자주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연이은 화재 발생에 경북 포항 시민들의 불안감 높아지고 있고 급기야 포스코를 상대로 소송 제기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앞서 발생한 3파이넥스공장 폭발·화재와 관련해 포항청년환경연대는 포스코를 상대로 한 피해보상 소송에 나서기로 하고 피해자 및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경제침체 상황에서 과잉 생산한 철강을 저가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불황과 전기료 인상 등으로 철강산업은 삼중고에 처한 상황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경제 우선주의로 관세 폭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1기 때부터 대미 수출 물량을 줄이는 쿼터제가 도입됐는데, 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2기 행정부가 이 쿼터를 더 줄일 경우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될 거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철강산업의 위기에 포스코 노사는 7월부터 10여 차례 임금교섭을 진행해왔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21일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지만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중노위 역시 양측의 이견이 크다고 보고 이날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노조는 기본임금 8.3% 인상과 조합원만을 위한 혜택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노위를 통한 조정이 중단되면서 노조는 25일 노조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기면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선다면 1968년 포스코 창립 이후 첫 파업이 된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에도 임단협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당시 77.79%가 찬성하며 쟁의행위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돼 파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 할 경우 포스코에는 대내외적인 경영 리스크가 더 추가되는 셈이다. 전방산업 침체와 중국산 저가재 유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4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 감소했다.
포스코는 조강 생산량이 감소하고 공장 가동률이 지속 하락하자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감산에 돌입했다. 지난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에 이어 1선재공장을 추가 폐쇄했다. 1979년 2월 28일 가동을 시작한 이래 45년 9개월 만이다. 고부가 제품 생산에 주력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중국 저가 철강재 공세에 따른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은 600만톤이었는데, 올해는 9월 말 누적으로 이미 900만톤을 돌파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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