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국민은행, 금리 4.8%…광주농협보다 0.6%p↑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단지’로 불리는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잔금대출을 두고 시중은행보다 지역 농협의 금리가 더 낮은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계대출 폭증을 우려한 시중은행이 높은 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오락가락 대출 정책에 입주자들의 불만은 폭증하고 있다.
6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둔촌주공 입주 예정자에게 내줄 잔금대출 금리를 5년 시장금리(MOR)를 적용해 연 4.8% 수준으로 결정했다. 한도는 3000억원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잔금대출이란 시행사나 조합과 협약을 맺고 신규분양 단지 입주 예정자에게 별도 심사 없이 승인하는 대출이다. 차주별 대출 한도는 담보인정비율(LTV) 70% 범위 내에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로 적용한 금액이다.
둔촌주공이 1만2032가구를 보유한 만큼 예상되는 총 대출 금액은 8조3957억원 수준인데 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국민은행이 대출 폭증을 막기 위해 둔촌주공 잔금대출을 적은 한도만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가계부채 규제에 맞춰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호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보다 둔촌주공 잔금대출 금리를 더 낮게 책정했다. 광주농협은 지난주 둔촌주공 잔금대출 금리로 연 4.2%(변동금리)에 대출기간 최대 30년을 제시했다. 국민은행보다 0.6%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둔촌주공 잔금대출은 건전성이 높아 우량한 대출인 데다 규모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도 최근 서울지역본부가 산하 단위 금고에 대출 금리 하한선을 연 4.3%로 정해 통보했다고 알려졌는데 은행권보다 낮은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준에서 금리를 책정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둔촌주공 입주 예정자들은 오락가락 대출 규제에 날벼락을 맞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에는 금융감독원과 대통령실 등에 집단 민원을 넣기도 했다. 한 입주 예정자는 “시기가 연말이라는 이유로 대출 창구가 막힌 것이 불합리하다”며 “가계부채 폭증에 기여한 다주택자가 아닌 실수요자로서는 억울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는 입주를 최대한 미루거나 전세를 내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입주 예정자는 “금리가 2%p가량 오른 상황에서 5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1000만원의 이자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DSR에 따른 ‘대출한도’도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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