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쩐의 전쟁’ 연장전…공개매수가 83만원 격돌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가 83만원 인상
고려아연 8.84% 상승한 77만6000원 마감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베인캐피털 연합 간 ‘쩐의 전쟁’이 재점화 됐다. 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가를 다시 한번 인상하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공개매수에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 보다 8.84% 상승한 77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의 주당 83만원 공개매수 소식에 장 시작과 동시에 52주 신고가(77만4000원)를 경신했다. 이후 주가는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인 75만원을 웃돌았다.

이날 오후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정정 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 거래일 마지막 날 불법적인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항하고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 바로잡기 위해 한차례 더 공개매수 가격과 조건을 변경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기존 75만원 이었던 공개매수 가격을 10.7%(83만원) 추가 인상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과 맞췄고, 발행주식총수의 약 7%였던 최소 매수 수량도 전격적으로 삭제했다.

이러한 소식에 고려아연의 주가는 오후 들어 79만1000원(+10.94%)까지 급등하며 오전에 이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MBK 측은 1대 주주로서 청약 물량이 최대매수 수량 목표치(발행주식총수의 약 14.6%)에 미치지 않더라도 응모 주식을 모두 사들여 최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훼손된 기업 거버넌스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위법성이 다분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정당한 공개매수가 방해를 받았다”며 “시장에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리스크가 많고, 회사 및 남은 주주들에게 재무적 피해를 끼친다 점이 충분히 인식, 이해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전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주당 83만원과는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는바, 가격을 맞춤으로써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1주가 들어오든, 300만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가격과 조건이 변경된 만큼, 영풍·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은 기존 6일에서 오는 14일까지로 연장된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2일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결의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행위로 관련 절차의 진행을 중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한편 고려아연이 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양도세가 이닌 배당세를 내야 해 세금이 대폭 증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아연 측은 “세법상 고려아연이 매수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주권을 회사에 반환하는 절차로 주권의 양도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에 의제배당에 대한 세금이 발생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고려아연 주식을 장내 매도 시 증권거래세(0.03%)와 농어촌특별세(0.15%)만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에 응한다면 최대 49.5%의 세금이 매겨질 수도 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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