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31점, 서브 5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6개...트리플크라운
[마이데일리 = 통영 유진형 기자]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빠르게 코트를 날아다니는 선수가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 이야기다.
그녀는 29일 경상남도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GS칼텍스와의 경기,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31점(서브 5개, 블로킹 3개, 후위 공격 6개)을 올리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팀은 비록 세트 스코어 2-3(19-25, 25-23, 25-22, 19-25, 13-15)으로 패했지만, 그녀는 공격 성공률 40.35%로 제 몫을 했다.
니콜로바는 지난 4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김종민 감독의 선택을 받고 한국 땅을 밟았다. 부키리치를 포기하고 선택한 선수라 지명 당시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다. 그녀는 2003년생 21살 불가리아 국가대표 선수로 루마니아, 그리스, 튀르키예 등 다양한 국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24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30점을 쏟아부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니콜로바는 183cm의 키로, 공격수로는 비교적 단신이다. 빠른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라는 장점이 있지만 높이에서는 약점이 분명한 선수다. 이날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고, 공격 때는 빠른 스피드와 좋은 리듬으로 손목을 이용해 파워 넘치게 감아서 때렸다. 높이는 낮지만, 운동신경과 센스가 돋보였다.
하지만 디그 후 오픈볼 처리 능력이 아쉬웠다. 오픈볼 상황에서 번번이 상대 블로킹에 걸렸고 범실도 나왔다. V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긴 랠리가 이어질 때 오픈볼을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여부는 팀 성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이윤정 세터와의 호흡 등 많은 변수가 있지만 아직 높이와 파워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모습이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도 "결정적일 때 블로킹에 막히거나 범실이 나온다. 단신이지만 스피드와 순간 파워를 보면 처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부분이 아쉬웠다"라며 니콜로바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팀 내 가장 많은 31점,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여준 니콜로바의 다음 경기는 10월 1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다. 올 시즌 페퍼저축은행은 장위와 자비치가 합류하며 높이의 팀으로 변모했다. 현대건설과의 첫 경기에서 양효진, 이다현 등 국내 최고의 미들 블로커 라인을 상대로 블로킹에서 17대 7로 압도했다.
과연 니콜로바가 다음 경기에서 높이의 약점을 극복하며 한국도로공사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까. V리그에서 니콜로바가 살아남기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는 확실하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도로공사 니콜로바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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