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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동업정신이 담겨있는 선대의 사훈을 깨버리고 석포제련소를 지구상에서 없애려고 합니다.”
강성두 주식회사 영풍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대 주주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양보하면서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를 단 한 마디로 ‘오죽했으면’이라고 표현했다.
강 사장은 13년 전 영풍에 입사했을 때를 회상하며 “회사 사훈인 근면·성실·인화를 최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깨버렸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근면이라는 단어는 손을 다해서 열심히 일한다는 뜻”이라며 “흔히 동업이 어렵다고 하는데 영풍그룹은 고려아연과 갈등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회사를 나눠 경영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사장은 “성실이라는 단어는 숨김없이 진실하고 솔직해야 한다는 뜻인데 동업자 간에 진실하지 못하면 유지할 수 없다”며 신뢰를 져버린 최 회장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반대로 아무런 제한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이 무산되자 그야말로 ‘영풍 죽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최윤범 회장 지휘하에 고려아연이 영풍의 석포제련소를 이 지구상에서 없애려 한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영풍을 망하게 하려는 걸 인지하고 있는데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게 올바른 태도이고 주주를 위한 길인지 생각했다”며 “갈 길이 정해져 있고 망해갈 수밖에 없으면 뭐라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회에 고려아연과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않으면 영풍은 존속할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강 사장은 영풍의 가장 큰 재산이 고려아연 주식인데 “최근 3년 경영관리실장으로서 고려아연을 살펴볼 때 망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향후 5~10년 후 고려아연은 빈껍데기만 남게 되고 영풍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도 빈털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주를 대리하는 경영자 입장에서 그대로 방치하는 게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시간을 끌수록 더 나빠지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이번 공개매수에 담겨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강 사장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 뒤 회사를 중국에 매각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신용승 기자 credit_v@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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