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취약한 건전성·수익성에 매각 쉽지 않아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올해 보험사 M&A(인수합병) 매물 중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제일 먼저 팔렸다. 동양·ABL생명과 달리 KDB생명의 매각 성사는 쉽지 않다. 취약한 건전성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KDB산업은행이 KDB생명의 매각을 포기하고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을 1년가량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매각이 아닌 자회사 편입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매각을 다시 추진하더라도 시일이 빠듯하다. 내년 2월 KDB생명의 대주주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KDB PEF)’가 청산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하며 KDB PEF를 조성했다. 자본시장법상 PEF 존속기간이 최대 15년으로 제한돼 이 펀드는 내년 2월 청산이 불가피하다.
그간 산업은행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지난해엔 하나금융지주와 KDB생명 매각을 위한 논의를 구체화했으나 무산됐다.
매각 무산 이유는 KDB생명의 취약한 건전성이다. 인수자로선 괜찮은 가격에 KDB생명을 사더라도 계속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올해 1분기말 기준 KDB생명의 K-ICS(지급여력비율)은 44.5%로 보험업법 기준 100%에 못 미친다. K-ICS는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비율 제고를 위해선 대주주의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KDB생명도 계속해서 자본을 확충 중이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KDB생명은 30일 청약을 목표로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한다. 후순위채를 발행해도 10월 KDB생명은 지난 2019년 발행한 1200억원 후순위채 조기 상환권 행사에 응해야 한다.
저하된 수익성도 문제다. 올해 KDB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70억1457만원으로 작년 상반기 626억원 대비 88% 급감했다. 올해 투자손익에서 83억원 적자를 낸 탓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자회사 편입을 검토하고자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삼일PWC에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생명과 관련해 매각 재추진, 자회사 편입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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