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616억원 대출
“금융·은행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전임 회장 관련 부정대출에 대해 “우리금융그룹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12일 우리금융그룹(이하 우리금융)은 임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
전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에서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최근 4년간 616억원 상당을 대출해 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350억원은 통상 기준·절차를 따지지 않은 부적정 대출이다. 269억원에 대해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임 회장은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 원인”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끄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연계된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해 “시장 의구심이 있다면 사실에 입각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올바른 기업문화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 회장은 “우리금융이 진정한 위기에서 선도금융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관행과 행태를 깨고 나오는 아픔을 함께 견뎌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아픔을 함께 견디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경영진이 잊지 않는 한,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는 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금융은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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