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사 대주주, 우량자산 매각 중
다자보험그룹 내년 해체 가능성 有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동양·ABL생명’ 인수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의 지난 2일 파산으로 동양·ABL생명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두 회사를 서둘러 매각할 이유가 생겼다.
당초 다자보험그룹은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중국 안방보험 파산 이후 다자보험그룹 해체설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 파산은 우리금융이 지난 6월 다자보험그룹과 체결한 비구속적 양해각서(MOU)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대주주인 안방그룹홀딩스와 안방보험이 별개 회사라고 밝혔다. 동양생명 최대주주는 다자보험(42.01%)이며 2대 주주는 다자보험 계열사인 안방그룹홀딩스(33.33%)다. 안방그룹홀딩스는 ABL생명 최대주주(100%)이기도 하다.
안방그룹홀딩스는 본래 안방보험 자회사였으나 안방보험 구조조정 과정에서 다자보험그룹 계열사가 됐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2004년 세운 민영 금융그룹이다. 지난 2016년 안방보험은 자회사 안방그룹홀딩스를 통해 동양생명과 옛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했다. 그러다 2017년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에 체포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 당국은 안방보험 구조조정을 위해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하고 주요 우량자산을 다자보험그룹 산하로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동양·ABL생명과 안방보험 지분 관계도 정리됐다.
현재 다자보험그룹은 주요 우량자산 매각 작업과 민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다자보험그룹이 올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판 후에 내년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양·ABL생명 매각 성공 여부는 다자보험그룹과 우리금융의 매각가 협상에 달렸다. 우리금융은 수차례 보험사 M&A(인수합병)에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쓸 수 있는 자본은 1조9000억원가량이다.
올해 1분기말 총자산 기준 동양생명은 생명보험업계 6위, ABL생명은 12위에 해당한다. 올해 1분기 동양생명은 당기순이익 885억원, ABL생명은 7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 파산과 현재 우리금융이 진행 중인 보험사 M&A 협상에는 큰 관련이 없다”며 “우리금융 입장으로선 완전자회사 편입 등 측면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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