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내일 찾아가서 오해를 풀고 싶다"
두산 베어스 콜 어빈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개막전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87구,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첫 승을 손에 쥐었다.
완벽했던 투구였다. 어빈은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마다 땅볼 또는 직선타로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3회 타선의 지원을 받은 후 4~5회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낸 뒤 6회에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무실점 순항을 이어갔다.
어빈은 여유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선두타자 구자욱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이어 나온 강민호에게 좌익수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다. 최초에는 이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팬스 앞을 맞고 원 바운드로 넘어간 것으로 보여지면서, 홈런이 아닌 2루타로 정정이 됐다.
하지만 어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첫 번째 실점 위기에서 어빈은 르윈 디아즈를 삼진 처리하며 한 숨을 돌렸고, 후속타자 박병호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그런데 이닝이 끝나 뒤 삼성과 두산 선수들이 충돌할 뻔한 장면이 발생했다.
7이닝 무실점을 완성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던 어빈이 박병호를 향해 무언가 말을 했고, 이를 들은 박병호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어빈은 발끈한 박병호를 뒤로 한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지만, 박병호는 좀처럼 화를 삭히지 못했다. 이에 몇몇 선수들이 박병호를 뜯어말렸고, 다행히 큰 충돌 없이 상황이 마무리 됐다.
도대체 어빈은 박병호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했던 것일까. 28일 승리투수가 된 어빈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문화적인 차이가 있었고, 나도 7회를 마무리한 것 때문에 흥분한 것도 있었다. 만약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내일(29일) 박병호를 찾아가서 그 오해를 풀겠다"고 말했다.
어빈이 마지막으로 7이닝 투구를 한 것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2024년 4월 28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맞대결. 당시 어빈은 7이닝 4피안타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는데, 이날 7이닝 투구는 약 1년 만의 퀄리티스타트+였다.
다만 어빈은 박병호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중계 카메라에 (입 모양이) 잡혔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그말을 여기서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을 아꼈다. 분명한 것은 어빈이 박병호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무언가의 멘트를 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어빈은 올해 처음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메이저리그 통산 28승의 투수. 모든 선수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박병호가 과거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 등 빅리그에서 뛰었던 것만큼은 알고 있었다. 어빈은 '박병호가 미국에서 뛰었던 것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내가 아직 한국 선수들을 완벽하게 공부하지 못했다. 그래서 얼굴과 이름, 등번호를 다 매치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빈은 "다만 박병호가 미국에서 뛴 것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일 찾아가서 오해를 풀고 싶다"며 다시 한번 박병호를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고 전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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