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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아무리 웹 예능이라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말이다. 아이돌이자 연예계 후배 앞에서 쌍욕이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개그맨 이용진이 저출산 문제를 지적하며 비속어가 섞인 막말을 해 논란이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이용진 유튜브 - 용타로'(이하 '용타로')에는 그룹 르세라핌의 김채원이 출연해 이용진과 타로점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김채원은 지난 18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핫(HOT)'으로 컴백했다. 앨범 홍보차 '용타로'를 찾았다.
영상에서 김채원은 "제 인생에서 결혼은 언제쯤 하게 될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용진은 타로 카드를 뽑은 뒤 "결혼하면 더 잘될 것 같다. 지금 삶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현모양처 스타일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결혼은 꼭 해라. 할 수 있다. 결혼하면 진짜 좋다"고 강조했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었다. 문제의 발언은 '출산율 하락'을 지적하면서 나왔다. 이용진은 "요즘 출산율도 낮고 결혼의 형태가 많이 바뀐 거에 대해서 XX 난 XX 짜증이 나 있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인천 강화도에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이 한 명 들어왔다"라고 덧붙인 이용진은 이내 잘못을 인지한 듯 수습에 나섰다. 김채원에게 "너한테 할 얘기는 아니지만 넋두리다. 너무 화가 난다"며 "표면적으로만 잘 됐다고 보여지는 게 아니라 (결혼하면) 스스로가 행복의 나라로 간다는 거"라고 했다.
당황한 김채원이 대화를 마무리하려고 하자 이용진은 "조심해야 할 것 없다. 넌 결혼하면 잘할 거고 좋은 사람 만날 수 있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너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다. 카메라에 얘기하는 거"라며 "나는 진짜 결혼 너무나 장려하고 권장한다. 나 결혼 홍보대사 시켜주면 안 되냐. 너무 좋은데"라고 했다.
이용진의 생각은 이해가 되나, 이를 표현하는 태도와 방식이 큰 미스였다. 앞서 출연한 지드래곤을 대하는 태도와 김채원을 대하는 태도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지드래곤이 같은 질문을 했다면, 또 앞에 있었다면 비속어를 썼을까.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방식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출산율과 관련한 수치 또는 사회적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덧붙였다면 이렇게 논란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지지나 응원을 받았을지 모른다. 너무 감정적으로만 대응한 부분이 아쉽다.
'용타로' 제작진의 흐린 판단도 논란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방송법에 저촉받지 않는, 콘텐츠 제작이 비교적 자유로운 웹 예능일지라도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사전에 편집으로 걷어내야 했다. 하지만 이용진의 스타일이겠거니, 전체 문맥을 살리면 시청자가 이해해 주겠거니라는 안일한 생각이 채널에 악영향을 끼치는 꼴이 됐다.
이용진의 잘못된 발언에 지적이 쏟아지자, 제작진은 뒤늦게 해당 발언 구간을 삭제했다. '용타로' 채널에서 현재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미 박제된 터라 다수의 커뮤니티, 유튜브에 편집본이 나돌고 있다. 진솔한 해명과 김채원에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해 보인다.
김도형 기자 circl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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