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정농단 사태 이후 그룹 '컨트롤타워' 미전실 폐지
"미전실 부활" 찬성 50.5%, 과반수 넘어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최근 삼성 위기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민들 과반 이상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 부활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에 대한 긍정 평가는 50.5%, 부정 평가는 29.5%,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20%로 집계됐다.
최근 삼성전자는 부진한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 수장이 실적 부진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문을 공개하며 초유의 위기를 인정했다.
현재 삼성은 2017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부문의 태스크포스(TF)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기술력 뿐만 아니라 관료화된 조직 문화와 리더십 부재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2017년 폐지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사업지원TF가 최고 의사결정 기구 역할을 하지만 의사결정의 책임 부재에 대한 비판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2.1%로 과반수를 넘었다. 등기임원 복귀에 반대하는 의견은 24.2%,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각각 13.7%로 집계됐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인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재선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현재 5년째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등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회장은 올해 초 1심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등기이사 복귀가 점쳐졌지만 검찰이 항소하면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간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이 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연간 보고서를 통해 "사법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 있게 벗어나야 한다"며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월에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이른 시일 내, 적정 시점에서 복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정호 명지대 교수는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이라는 큰 그룹이 미래를 위해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 서로가 잘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지금처럼 경제뿐 아니라 경제 외적인 미중 갈등이나 대외 리스크가 가중되는 불확실성 속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과 이를 조직에 내려줄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 전화 임의걸기(RDD·무선 97%, 유선 3%)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대상은 각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이었으며, 응답률은 2.6%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4.4%p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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