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HBM 매출 330%↑…3분기 HBM3E 출하량, HBM3 초과
AI 메모리로 3분기 영업익 7조 돌파…역대 최대 실적
낸드 제품 수익성 확보 집중…"내년 인프라 투자 확대"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SK하이닉스가 3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올해 연간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역대급 실적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글로벌 인공지능(AI) 리더십과 뚝심 있는 투자가 뒷받침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4%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구체적으로 매출은 기존 최대 기록인 올해 2분기(16조4233억원)를 1조원 이상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원)를 뛰어넘었다.
이같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이끌었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30%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40%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3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전년 동기 대비 330% 성장하며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며 "3분기 중 HBM3E 출하량이 HBM3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번 분기 이미 5세대 HBM3E 8단 출하량이 기존 4세대인 HBM3 출하량을 넘어선 상황이다. 4분기에는 예정대로 HBM3E 12단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12단 물량은 내년 상반기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과 함께 수익성이 높은 낸드 제품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의 매출도 전 분기 대비 20% 성장하며 전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도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 기조에 무게를 두고 e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D램 DDR4, LPDDR4 레거시 제품 생산은 줄이고 시장 수요에 맞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HBM, 고용량 eSSD에 선택과 집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HBM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DDR5, LPDDR5 양산 확대 위한 전환 투자, M15X와 용인 인프라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AI 시장 선도를 예견하고 이끌어온 최 회장의 선제 투자가 재조명 받고 있다.
최 회장은 2012년 미래 성장 산업 투자 중 하나로 SK하이닉스(구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다. 반도체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선경 반도체를 설립하며 진출을 추진했지만 제2차 오일쇼크로 무산된 경험이 있는 분야다.
최 회장은 2010년 전문가를 초청해 서울 모처에서 반도체 공부 모임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반도체 시장의 미래와 SK하이닉스 인수의 실익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인수 직후부터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전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매년 조 단위의 연구 개발비를 투입했고 2015년 M14를 비롯해 신규 공장도 잇따라 지었다.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HBM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등 SK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SK그룹은 2026년까지 80조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앞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그룹 차원의 AI 성장 전략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AI 반도체를 직접 챙기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1월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현안을 직접 챙긴 데 이어 이후로도 수시·정기적으로 AI 반도체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 회장은 4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글로벌 AI 동맹 구축 방안을 논의했으며 6월에는 대만을 찾아 웨이저자 TSMC 회장과 양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6월 말부터 2주간 미국에 머물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등 미국 주요 빅테크 CEO와 연쇄 회동하며 SK와 AI 및 반도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최대 민간 AI 포럼인 'SK AI 서밋'에서 글로벌 AI 가치사슬을 만들기 위한 공존법과 AI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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