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스마트폰·PC 수요 부진 10조원 돌파 실패
반도체 위기 작년 보다는 274.49% 상승
매출 79조원 분기 사상 최대치 돌파
전영현 반도체 수장, 이례적 사과 메시지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치며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회복이 더뎠고, 범용 D램 부진과 반도체 부문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된 탓이다. 매출은 79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발표하며 실적 회복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74.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21%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였던 2022년 1분기(77조7800억원)의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것은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모듈 업체 재고 수준이 12∼16주로 증가하며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예상을 넘어서지 못해서다. 여기에 삼성의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경쟁업체 대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과 파운드리 수주 부진, 비우호적인 환율,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DS 부문 영업이익을 5조3000억원 안팎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 부회장은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 발표와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주가 하락과 기술 경쟁력 우려 등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전사적인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위기 극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수장으로 나선 전 부회장은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훈 기자 ye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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